0909@Paris Nord Villepinte

Maison et Objet

by 알스카토


만국박람회의 나라답게 지금까지도 파리에선 매일 크고 작은 박람회가 열리고, 이를 통해 짭짤한 관광 수익을 얻는다. 파리 주변 여러 박람회장 중 가장 큰 곳이 파리에서 약 25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노르빌뺑드 전시관. 이곳에서 유럽 최대규모의 라이프스타일 박람회 메종 오브제가 열렸다. 규모는 거대한데 눈 돌아갈만한 제품은 너무 많아 처음 반나절은 혼돈 그 자체다. 그러다 건물 지도도 눈에 들어오고 주목해야 할 전시관이 좁혀지면서, 역시 B2B 상업전시회조차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리려는 파리의 본능을 느낄 수 있었다. 예로부터 장인을 우대하는 정신이 있던 유럽이 르네상스 이후 발전한 예슬을 외면할리 없었고, 추상 예술의 시대였던 20세기 초 바우하우스 같은, 예술의 실생활화, 즉 일상 속으로 들어온 예술을 추구하는 디자인 운동이 시작됐다. 메종 오브제 전시는 삶 속의 아트를 추구하는 제품의 시장 판로를 도와주는 상업 박람회인 것. 박람회에서 가장 인상적인 전시는 메종오브제 올해의 디자이너로 꼽힌 뮬러 반 세베렌 Muller Van Severen의 제품. 데스타일 De Stijl-신조형주의 예술을 보는 기분이 들 정도로 형태와 색상을 단순화하면서도 감정에 울림을 주는, 과장하자면 몬드리안의 예술을 가구로 재현한 느낌마저 든다. 검색해 보니 우리나라 부자들에게도 꽤 알려진, 난 구매를 꿈꿀 수도 없을 정도로 비싼 브랜드였고, 역시 예술을 삶 속에 들여놓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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