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중동 모래사막 엠티쿼터에 갔다가 아랍에미리트 베두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보고,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베두인이 되고 싶단 생각을 했다. 마치 우리가 다음 달 카드값을 어찌 막을지 고민하는 것처럼 내일 뭐 하고 놀지를 고민하는 사람들였다. 파리에 와서 두 번째 환생 목록을 추가했는데 그건 파리의 개였다. 팔자 좋은 건 둘째치고 평생 누군가에게 극진한 사랑을 받으며 살 수 있단 점이 부러웠다. 파리지엥들이 개에게 보여주는 애정과 보살핌을 보고 있으면, 과연 난 우리 아이들에게 저런 무한 사랑을 주고 있는가 반성하게 될 정도다.(물로 프랑스인들에게 개는 동물이 아닌 가족이다) 복잡한 지하철, 주인 옆에 앉아 침착함을 유지하는 파리 개들의 모습은 아빠 언제 도착해 더워 힘들어 징징대는 우리 애들보다 점잖다. (프랑스 애견 교육 커리큘럼이 궁금) 출근길 아침, 공원에 개 놀이터가 열렸다. 주인들은 개를 풀어놓고, 개들은 에펠탑 앞에서 신나게 친교의 시간을 갖는다. 마침 오늘 파리의 습도와 기온, 태양의 세기와 구름의 양, 그리고 하늘색까지 완벽한 조화를 선보였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출근하다 잔디 위에서 뒹구는 파리 개들을 보고 있자니 더더욱 다음 생엔 파리의 개로 태어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