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스포츠를 안다고 자부하지만, 영연방 문화권이 열광하는 두 종목, 럭비와 크리켓은 전혀 모르겠다. 경기를 보고 있어도 룰이 복잡해 파악이 어렵다. 지금 파리에선 럭비 월드컵이 한창이다. 프랑스는 축구만큼이나 럭비도 잘한다. 럭비 인기도 높은데, 프랑스 남부, 보르도나 툴루즈에 가면 사람들이 축구보다 럭비를 더 좋아할 정도다. 우리에겐 남의 일이지만, 거리에서 호주나 아일랜드, 뉴질랜드 유니폼을 입고 있는 팬들이 많이 보인다. 지난주 토요일엔 세계랭킹 1,2위 아일랜드와 남아공의 경기가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려 주변 도로가 마비됐었다. 9-10월 숙박비가 평소보다 1.5배 비싸졌을 정도로 유럽은 럭비월드컵에 열광한다. 콩코드광장엔 서울 광장처럼 사람들이 모여 단체관람할 수 있는 대형 모니터가 설치돼 있어서, 경기가 있는 날이면 지하철이 주변 일대역에 서지 않고 지나갈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모인다. 난 럭비에 별 관심이 없는데 거리에 차도 많고 혼잡해, 월드컵이 언제 끝나나 봤더니 2달을 넘게 한다. 주중엔 경기가 없는데, 너무 재밌어서 오래오래 즐기려고 그러는 것 같다. 프랑스인들은 신났지만 추석을 맞아 파리에 온 한국 관광객은 탁 트인 콩코드광장과 샹젤리제를 보지 못해 아쉬워하는 눈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