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28@Fontainbleau

by 알스카토


프랑스 휴일에 일하고 한국 휴일에 쉬는 내게 추석 연휴는 아이들 저항 없이 파리근교를 둘러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파리 주변엔 베르사유 궁전을 제외한 3대 성이 있는데, 샹티이, 보르비콩트, 그리고 퐁텐블로성이다. 그중 샹티이 성은 도마뱀 잡는다고 애들을 속여 한번 갔었고, 오늘은 퐁텐블로로 목적지를 정했다. 베르사유 궁전은 루이 14세의 욕심이 빚어낸, 화려함의 정수지만, 퐁텐블로 성이야말로 실제 프랑스 왕의 생활 흔적이 남은, 정통성 있는 프랑스 왕가 건물이라 할 수 있겠다. 베르사유궁이 초대형 이벤트 기획의 산물이라면, 퐁텐블로궁은 오랜 기간 왕들이 보수 수리해 가며 확장해 간 재건축 건물이다. 특히 프랑수와 1세가 스승으로 모시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의견을 많이 반영해, 큰 확장공시를 했다. 앙리 4세도 성을 아꼈고, 특히 혁명 이후 등장한 나폴레옹 1세의 흔적이 여기저기 묻어있다. 황제의 권력을 과시하고 싶었지만, 차마 목 잘린 전임 왕이 살던 곳은 가고 싶지 않았나 보다. 근데 사실 시각적 화려함이 좀 부족한들. 평일 오전, 관광객에 휩쓸리지 않고 내 속도대로 여유 있게 둘러볼 수 있다면, 어디든 안 좋았겠나 싶긴 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0927@Place de la Concor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