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1@Cimetière du Montparnasse

by 알스카토


몽파르나스 묘지에 오면 자연스레 죽음이, 특히 죽음의 질이 천차만별임을 떠올린다. 바로 옆 카타콤에 쌓여있는 이름 없는 서민들의 죽음과 달리, 이곳의 죽음에선 인간의 유한함을 기억으로 극복하고자 하는 인간의 의지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나하나의 죽음을 정성스럽게 기려놓은 풍경을 보면 요즘 뉴스에서 숫자에 묻히는 수많은 죽음이 떠오른다. 우크라이나에선 매일 몇 명이 죽는지 정확히 알 수도 없고, 터키와 모로코 지진의 사망자수 통계는 인간이 충격을 느낄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 사람을 무덤덤하게 만든다. 그래도 이스라엘-가자 전쟁은 매일 뉴스에서 충격적인 영상과 함께 사망자 2,000 명을 이야기하니 죽음의 슬픔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지만 지난해에 이어 또 지진 피해를 겪은 아프가니스탄 소식은 전해지지도 않으니, 2,000명 죽음의 비극과 슬픔은 그야말로 숫자 뒤로 사라져 버린다. 인간이 가장 행복감을 느끼는 돈의 최대 액수가 10억이며, 그 이상의 재산은 효용 체감 법칙에 따라 행복에 큰 영향을 못 미친다는 연구를 본 적이 있는데, 죽음의 수치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뉴스에서 나오는 사망자 수가 별다른 충격도 주지 못하는 것 보면. 조용할 날 없는 유럽 동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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