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에서 일을 마치고 버스를 타려는데 눈앞에 멋진 빌딩이 보인다.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이다. 오르세, 오랑주리 미술관에도 모네 그림은 많은 편이며 유럽 도시들의 미술관을 들러보면 모네 그림하나씩은 있는 경우가 많을 정도로, 그는 다작가였다. 이름부터 모네 미술관인 이곳엔 또 얼마나 많은 모네 그림이 있을까 기대하고 들어갔는데 정작 낯선 그림들이 많았다. 찾아보니 마르모탕이란 귀족이 모은 컬렉션이 중심였고, 인상적인 인상주의 그림은 기대보다 많지 않았다. 작품을 다른 곳에 대여했던가, 내가 핵심 장소를 놓쳤거나, 원래 많지 않던가. 여하튼 좀 아쉬운 곳이었다. 다행히 마네의 제수씨였던 모리조의 그림이 눈에 들어왔다. 인상주의 운동에 합류한 유일한 여성 화가였고, 거기서 마네의 동생을 만나 결혼했던 모리조는 남편과 딸의 행복한 순간을 담아냈다. 남편인 마네가 병사하고 모리조마저 곧 병으로 이른 나이에 사망하며 아이는 고아가 되는데, 훗날 저 아이가 겪게 될 험난한 운명을 생각하니 그림 속 행복이 더욱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그래도 저 아이를 끝까지 돌본 건 모네 르누아르 드가 등 인상파 작가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