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에 있는 선배가 파리에 출장 왔을 때, 에펠탑 보이는 전형적인 관광지 주변 식당, 구글 평점이 4점 미만인 곳을 같이 갔다. 음식은 별로였지만 선배는 에펠탑을 처음 본다며 만족스러워했고, 난 이때다 싶어 프랑스 와인을 자랑했다. '독일에 계시면 좋은 와인 많이 못 드실 거 아네요 여기서 많이 드시고 가세요'라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선배는 발끈했고, 독일 와인이 안 알려져서 그렇지 얼마나 맛있는지 아냐며 와인부심을 드러냈다. 이번에 슈투트가르트에 와서, 도심 한가운데 와인밭이 있는 걸 보면서 선배의 말을 떠올렸다. 딱딱한 빌딩 사이사이로 미니 부르고뉴 혹은 생테밀리옹 풍경이 군데군데 보이니 마치 합성 이미지처럼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찾아보니 이 지역은 독일의 주요 와인 산지이며(독일의 보르도는 이재성 선수가 뛰고 있는 마인츠 근처란다.) 리즐링 외에도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다양한 포도 품종을 쓰고 있었고, 슈투트가르트는 독일에서 와인밭이 있는 유일한 대도시였다. 약 5만 3천 평 정도의 밭에서만 와인을 생산하니, 대부분 도시 내에서 소비가 이뤄졌다. 슈투트가르트 와인을 못 들어본 이유일 텐데, 사실 맥주 축제인 칸슈타트페스트만큼이나 슈투트가르트 와인축제가 유명할 정도자. 정리하자면 자동차, 축구 그리고 와인 마니아들은 슈투트가르트 여행을 해봐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