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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스카토 Oct 18. 2023

1017@Assouline Paris


책 사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은 보통 책 읽는 속도가 책 구매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사놓고 안 읽은 책의 수가 필연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그런 사람들이 흔히 던지는 무성의한 핑계가 '책은 장식 소품'이다. 헛소리인데 유럽의 책들을 보면, 맞는 말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Taschen이나 Phaidon에서 나오는 미술 책, 혹은 럭셔리한 대형 서적을 보면, 이 책의 디자인은 오래된 유럽식 주택의 서재 구조를 고려한 게 아닐까 싶다. 세계적 홈 인테리어 디자인 어페어인 메종 오브제에 가면 실제 행사에 참여한 출판사들을 제법 볼 수 있다. 출판사들도 책의 장식적 요소를 인정한 셈이다. 그 중에서도 럭셔리 출판사의 끝판왕은 프랑스의 Assouline일 것이다. 94년에 문을 연 출판사는 프랑스의 럭셔리 산업을 출판, 문화 영역으로 확장했고, 실제 책을 장인 정신에 입각해 제작하고 있다. 특히 이곳에서 나오는 여행 시리즈는 저 큰 책을 놓을 서재만 있다면 그 어떤 데코레이션보다 훌륭한 소품이 될 수 있고, 초 고화질 이미지들을 훑어보면 나름 최고의 방구석 세계여행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운영하는 서점의 내부 역시 마치 작은 미술 갤러리를 연상시키는데, 정밀 프랑스의 럭셔리 포장 기술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지 놀라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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