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칠리아섬에 대해 내가 아는 건 대부에서 본 게 전부였다. 마이클 콜레오네가 아버지 복수를 하고 시칠리아섬으로 몸을 숨기는데, 일단 풍경이 목가적으로 아름다운 점과 마피아의 고향이란 점이 뒤섞여 기억에 남았다. 물론 시칠리아는 생각보다 큰 섬이고 특히 내가 간 팔레르모는 시칠리아의 큰 도시라 풍경이 목가적이지도 마피아가 돌아다니지도 않았다. 다만 저녁 늦게 도착해 거리로 나가니 평일임에도 사람들이 거리에 앉아 늦은 저녁(우리 기준)을 즐기고 있었다. 날씨도 쌀쌀한 파리와 달리 포근했다. 눈에 보이는 아무 식당에 들어갔더니, 놀라운 맛의 파스타를 더 놀라운 수준의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었다. (팔레르모 패스트푸드 식당인가 다시 확인해 봄) 거리로 나가니 중심 광장을 둘러싼 사거리 코너 건물이 곡선 형태로 고풍스럽게 서있었고, 각 건물은 루브르 박물관에 갖다 놔도 이상하지 않을 수준의 조각들로 장식돼 있었다. 건물은 얼핏 봐도 500년은 넘어 보였는데, 입장료 받아도 될 정도의 건물이 거리에 널려있는 게 이탈리아의 위엄이구나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