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캬비크를 조금만 벗어나자, 아이슬란드는 다른 세계, 다른 행성이 됐다. 운전하는 내내 좌우로 펼쳐진 풍경의 이질성에 감탄했다. 화산지대, 지열과 온천 그리고 고위도 위치라는 특성들이 결합한 결과였다. 날씨도 춥고 물가도 비싼데 먹을 거 없는 아이슬란드 여행의 핵심은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떨어졌다'는 느낌을 즐기는 데 있다. 오늘은 아이슬란드 1번 국도를 따라가는 일정이 아닌, 일명 골든서클이라 불리는, 1번 국도에서 조금 벗어난 루트를 동선으로 잡았다. 아이슬란드 입문 소개용으로 완벽했던 싱벨리어 국립공원이나 SF 영화 속 배경 느낌이 나는, 땅에서 연기가 나고 때론 간헐천이 폭발하는 게이시르도 인상적이었지만, 그 어떤 곳도 폭포, 굴포스에 비길 수는 없었다. 인간의 감각을 벗어난 거대한 규모, 엄청난 유수량도 놀랍거니와 폭포의 전체 풍경을 쉽게 조망할 수 있는 주변 풍경도 굴포스의 매력을 더한다.(누구나 쉽게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이유) 등장방식도 인상적이다. 물 떨어지는 소리를 따라 운전해 가다 보면, 마치 마법사가 커튼을 치우듯 한 순간에 짠 하고 폭포가 나타난다. 여기에 입장료도 무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