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는 기본적으로 대응하기에 너무 큰 이슈다. 기후 변화 자체가 눈에 보이지 않을뿐더러 개인 혼자서 변화를 막을 방법도 없다 보니, 그저 먹고살만한 사람들의 엘리트 운동 같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아이슬란드의 빙하 군락지, 요쿨살론에 와서 보니 기후변화는 멀리 있지 않았다. 마치 고목의 나뭇잎이 앙상해지듯, 푸른 벌판 잔디가 듬성듬성 해진 것처럼 뭍에서 바라본 바다 위의 빙하는 위용을 잃고 초라하게 쪼그라들어 있었다. 동시에 이 얼음들도 녹는 게 시간문제겠다 싶더니만, 역시나 빙하를 매일 보는 가이드들은 빙하 녹는 속도가 상상 이상이라고 증언해 준다. 한 가이드는 큰 호수 앞에서 이곳이 30년 전 거대한 빙하가 있던 자리라고 설명해 줬는데, 이건 꽤 충격적이었다.(아예 흔적도 없이 사라졌기 때문) 지구의 위기를 떠나 관광객 입장에선 사진에서 봤던 빙하의 모습이 사리진 그 자체가 그저 아쉬웠다. 빙하는 아이들에게도 훌륭한 기후변화 교재였고, 설명이라면 질색인 애들도 심각한 표정으로 빙하를 바라봤다.(자기가 먹던 아이스크림이 녹는 상상을 한 표정였다.) 만약 아이들이 나중에 자신의 아이들과 아이슬란드 요쿨살론을 다시 찾게 된다면, '아빠가 왔을 때 이 바다에 빙하가 있었어'란 말을 하게 되는 게 전혀 과장된 상상처럼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