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 4대 문학상이 있다는 걸 오늘 처음 알았다. 공쿠르상 정도가 내가 아는 유일한 프랑스 문학사였는데, 이 외에도 르노도상, 페미나상, 그리고 메디치상이 있다. 책 안 읽는 시대에 문학상이 무슨 의미인가 싶지만, 그래도 프랑스에선 문학상=베스트셀러 공식이 여전히 유효하고, 수상작만 할 수 있는 빨간 띠지가 있으면 판매량이 급증한다고 한다. 공쿠르상이 보통 35만 부, 나머지들도 최소 10만 부 이상 팔린다는데, 오늘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가 메디치 외국어문학상을 받았다. 페미나상 최종 후보에도 올랐지만 수상엔 실패했었다. 이맘때 문학상 발표가 많은 건, 아직까지 프랑스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선물로 종종 책을 주고받기 때문. 한강의 소설을 출간한, 116년 역사의 그라세 출판사는 기민하게 수상 기념 빨간 띠지를 제작해 서점에 뿌렸으며, 간단한 칵테일 축하 파티를 열었다. 이렇게 잽싸게 움직인 걸 보니, 상 주관사에도 시그널을 주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한강 작가의 수상 덕분에 나도 5,6구의 파리지엥 칵테일파티에 참석했는데 역시나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샴페인만 홀짝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