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유네스코에서 가난 극복을 위한 노력과 교육의 중요성을 고민하는 13회 청년 포럼이 열렸는데, 행사의 특별 연사로 한국 아이돌그룹 세븐틴이 참석했다. 유네스코 메인 회의장을 1,000명이 넘는 젊은이들이 가득 메웠다. 지구의 가난극복을 고민하는 청년들이 이렇게 많다라기보단 대부분 세븐틴과 Kpop팬들이었다. 그럼에도 행사는 단순 팬미팅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유네스코의 문제의식을 청년들과 공유했으며, 연사로 나선 세븐틴 역시 평이하긴 했지만 최대한 자신들의 목소리를 담으며 진지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애썼다. 물론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연설이 아닌 공연이었지만. 이제 해외 K컬처팬을 만나는 건 일상이 됐고, 낯선 모임에 나가면 이봐 나 한국인이오 하는 태도로 국적부터 소개하게 된다. 국가가 잘해서라기보단, 우주의 기운이 모여 한국의 전성기가 시작된 느낌인데, 한국에서 전해지는 뉴스나 회사 소식은 우울하기 그지없다. 마치 우주의 기운덕에 찾아온 국가의 전성기가 한순간 썰물처럼 사라질 수 있겠다는 불안감이 드는 이유다. 이 전성기가 일장춘몽처럼 사라지기 전, 즐길 수 있 때 즐겨야한다. 훤칠한 한국 젊은이 12명의 실루엣을 보며 기분이 흐뭇해지는 아재 감성을 마음껏 발산한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