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당일치기 여행이 가능한 오를레앙은 어찌 보면 평범한 도시인데, 이곳을 특별하게 만드는 투어 포인트가 바로 잔다르크다. 잉글랜드와 백년전쟁 당시, 파리를 포함한 프랑스 북부는 이미 적에게 점령을 당했었고 프랑스 왕은 남부로 도망간 상태였다. 오를레앙은 프랑스 수비의 최전선이었으며, 이곳이 무너졌다면, 프랑스는 역사에서 사라졌을 테지만, 우리가 다 아는 것처럼 프랑스 소녀 잔다르크가 오를레앙을 지켜내고 나라를 구했다. 잔다르크 이야기는 너무 비현실적이라 신화로 오해하기 쉬운데, 잔다르크가 마녀로 화형 당하기 전 종교재판을 받으면서 남은 사료가 풍부해, 장군 잔다르크 이야기가 역사적 사실인 건 분명하다. 잔다르크 스토리에 사람들이 더 매료되는 이유다. 오를레앙은 잔다르크가 잠시 머문 성이나 집을 관광상품으로 개발했고, 거리 이름을 붙이고 동상을 만드는 식으로 잔다르크의 내러티브를 도시의 관광스토리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사실 고딕풍의 오를레앙 성당이 제일 유명한데 잔다르크는 저 성당을 본 적도 없다. 허나 프랑스 도시에 별 감흥이 없는 아이들조차 잔다르크 스토리의 매력에 끌려들어 나름 흥미롭게 도시 투어를 한 걸 보면, 역시 이야기의 힘이란 강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