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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스카토 Nov 20. 2023

1119@Nanterre


지난여름 프랑스를 뒤흔들었던 17세 청년의 죽음.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청년이 사망하면서, 파리 외곽에 사는 이민자와 흑인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청년을 쏜 경찰이 최근 보석으로 가석방되면서, 나엘이 살던 낭테르에서 다시 시위가 열렸다. 나엘의 어머니는 아들의 목숨이 이렇게 하찮냐며 분노를 촉구했다. 낭테르는 개선문에서 광역 지하철로 두 정거장만 가면 나올 정도로 가깝고, K팝 공연이 열린 라데팡스 아레나가 있는 동네기도 하다. 분당이나 판교 같은 깔끔한 신식 도시에서 경찰 총격 시건이 벌어졌다는 게 잘 이해가 안 갔지만, 조금 더 걷다 보니, 설국열차의 다른 칸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도시 분위기가 바뀌었다. 경찰이 모여있고, 마스크를 한  시위대 분위기도 심상치 않았다. 당연히 건물도 대부분 낡았고. 500명 정도가 모인 집회에서 나엘의 어머니는 정의를 부르짖었고, 사람들은 경찰이 가난한 이민자가 모여사는 동네를 차별한다며 분노했다. 투페이스 같은 도시 낭테르는 프랑스의 분열과 그로 인한 잠재적 불안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시청에서 나온 친절한 흑인 공무원은 내게 다가와 늦기 전에 파리로 돌아가라고 권했다. 게토화 된 동네의 치안 불안 또한 프랑스가 감내해야 할 비용이었던 것. 해가 떨어지기 전 서둘러 낭테르에서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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