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메디 프랑세즈는 지금도 몰리에르 등 프랑스 희극작가들의 작품을 상연하는 곳인데, 프랑스 중심가의 유명 건축물들이 그렇듯 1800년 이전에 완공된 유서 깊은 건물이다.(여기서 코메디는 코미디 빅리그할 때의 그 코메디가 아닌, 희곡이란 뜻의 프랑스어다) 파리가 워낙 건물 보수 유지 관리를 깔끔하게 해서 그렇지, 이 극장은 프랑스혁명 당시 좀 파괴됐던 걸 빼면 원형이 거의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나폴레옹은 극장의 대표 배우 탈마를 자신의 연설, 연기 선생님으로 채용하기도 했다. 나폴레옹은 황제였지만 샤를마뉴 황제보단 히틀러에 가까운 독재자였고, 권력의 기반이 신이 아닌 대중의 지지에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최고 극장의 배우를 연기 선생님으로 모신 것. 참고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아내, 브리짓 여사도 그의 고등학교 연기 선생님이었다. 프랑스 권력자에겐 변덕스러운 프랑스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연기력이 필수 과목일지도. 공연은 대부분 불어로 이뤄져 관람은 못 해봤지만, 건물 및 주변 풍경이 인상적이라 극장 파사드를 걷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 특히 극장 앞 지하철 입구는 퐁피두센터 예술품처럼 디자인 돼있어, 관광객들은 종종 지하철 입구를 못 찾아 헤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