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엘 마켓으로 베를린이 아무리 힘을 줘봤자 다시 돌아온 파리의 화려함에 비할 바 못 됐다. 베를린 부심이 컸던 선배는 파리가 테마파크 같다며 평가절하했지만, 그건 마치 너무 이뻐 부담스럽다는 말만큼이나 이해가 안 가는 얘기였다. 파리에서 굳이 테마파크 같은 곳, 화장이 살짝 과한 동네를 꼽으라면 8구의 럭셔리 트라이앵글-샹젤리제, 조흐쥬V,몽떼니으 거리로 연결되는 삼각지대-을 들 수 있는데, 특히 최고급 명품숍이 모여있는 몽떼니으가는 파리에서도 가장 화려한 곳이라고 볼 수 있다.(실제 임대료도 파리에서 제일 비싸고) 몽떼니으 거리의 크리스마스 조명까지 켜지면 화려함은 정점에 달한다. 멀리 보이는 에펠탑은 화룡정점. 사실 파리의 겨울 날씨를 경험해 보면 거리 곳곳을 화려한 조명으로 장식하는 게 이해 간다. 오늘도 파리는 하루종일 음산하고 칙칙했으며, 비가 내릴 듯 말듯한 습도의 추위는 불쾌하기 그지없었다. 이런 낮을 보냈으면, 화려한 조명의 심야 치료가 필수적이다. 즉 파리 럭셔리 삼각지대의 화려함은 유럽의 우울한 겨울을 버티게 해주는 술과 같은 존재인 것. 갤러리를 둘러본다는 심정으로 보면 럭셔리 매장의 디스플레이도 음미할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