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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스카토 Dec 08. 2023

1206@Petit Palais


명불허전 프티팔레 기획전. 최근엔 모던 파리를 주제로 20세기 초 파리가 어떻게 문화 예술의 중심지가 됐는지 보여주는 전시가 열렸다. 20세기 초가 되면 예술가들은 모두 파리로 모여들었다. 몽마르트르가 메인 무대. 피카소를 필두로 이름 있는 작가들이 여기서 활동했다면, 젊은 작가들은 주로 몽파르나스에 정착했다. 몽마르트르로 가는 지하철이 있을 때라 젊은 화가들도 자주 몽마르트르를 드나들었다. 화가들이 모이면서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끼리 뭉치는 일도 많아졌는데, 사람이 모이면 더 대담해지는 법. 화가들은 본인들이 추구하는 실험적 예술관을 동료의 응원을 받으며 극한으로 밀어붙였다. 파리엔 당시 미술 전시회도 많았고, 프티 팔레에선 특히 신인들을 위한 전시 무대가 펼쳐졌다. 이런 환경 속에서 지금 우리가 아는 거의 모든 현대 미술이 탄생하게 됐다. 미래주의자들은 거창한 선언문을 작성했고, 야수파들은 살롱전 출품을 거절당했지만 여럿인지라 크게 신경 쓰지 않았으며, 피카소와 친구들은 대상을 마구 분해하며 큐비즘을 발전시켰다. 심지어 파리는 엑스포를 개최하며 세계 기술의 선두 주자가 됐고, 패션과 장식 문화를 선도하는 파리 명품도 이때 쏟아지기 시작했다. 풍요롭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넘쳐 나니, 뒤샹 같은 작가들이 대담하게 바퀴와 변기를 들고 나와 예술을 논할 수 있었던 것이다. 누구나 대담한 예술가로 만들어주는 분위기, 바로 이것이 모던 파리를 탄생시킨 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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