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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스카토 Dec 08. 2023

1207@Brussels


새벽 기차에 몸을 싣고 잠시 눈을 감았다가 뜨면 벨기에 수도 브뤼셀이 나온다. 파리에 살면서 브뤼셀에 출퇴근하는 게 충분히 가능해 보이는데, 실제 주변에 출근하는 것처럼 보이는 직장인이 많이 보인다. 파리에 처음 왔을 땐 국경을 넘는다는 자체가 신기했는데 이젠 나도 좀 무뎌졌다. 세종시로 출근하는 공무원의 자세로 기차에서 푹 잔 걸 보면. 사실 브뤼셀은 워싱턴처럼 EU 집행위원회가 있어 유럽의 행정 수도 느낌이 강하다. 나토 본부와 유럽 의회도 있다. 대신 다른 행정 수도와 마찬가지로 문화적 유산이랄지, 구경거리는 별로 없어 보아다. 브뤼셀에 오면 모든 사람이 그랑 플라스를 찾게 되는데, 이게 브뤼셀 볼거리의 전부가 아닐까 싶다. 광장 자체는 웅장하지만 프랑스 어느 도시에서도 쉽게 볼 수 있을 법한 풍경이다. 날씨마저 우중충 하면 더 볼거리가 없어 보인다. 이런 관광객의 실망감을 예상했는지 광장 인근에서 르네 마그리트 미술관을 알리는 표식이 제법 보인다. 그럼에도 브뤼셀에 오면 늘 기분이 좋아지는 건, 음식 때문이다. 소스 국물에 조린 홍합 요리가 일품이며. 일단 배 채우고 나면, 2차로 갈만한 훌륭한 맥주 펍이 널려있으니, 그랑 플라스 대충 훑어보고 골목으로 향하게 된다. 게다가 맥주 종류가 다양해 갈 때마다 마셔볼 새로운 맥주가 남아있는, 맥덕의 천국 같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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