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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스카토 Dec 20. 2023

1219@École Militaire


가장 프랑스적인 이미지 중 하나가 아닐까. 군사학교 벽면에 걸린 샤넬의 초대형 광고. 17세기 건물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간 마리옹 꼬띠야르의 얼굴. 루이 15세 때 개교한 군사학교는 나폴레옹이 성공의 꿈을 안고 공부했던 공간이며( 2년 코스를 1년 만에 마무리했다는), 지금도 여전히 예비 장교들이 공부하고 훈련받는 곳이다. 전쟁의 신 마르스의 이름을 딴 샹드마르스 맞은편에 위치했는데, 이곳은 고대 파리 부족이 로마의 침략에 끝까지 저항하다 전멸했던 장소다. (그래서 이곳에 마르스의 이름이 붙지 않았을까) 근처에 나폴레옹이 묻혀있는 군사박물관 앵발리드까지 있어, 나름 파리의 군사 유적지라고 할 수 있으며, 에펠탑을 구경하러 온 관광객들이 한 번쯤은 지나갈 수밖에 없는 곳이기도 하다. 마리옹 꼬띠야르는 현재 프랑스 배우 중 세계적인 명성이 가장 높은 인물이며, 샤넬은 아르노 회장의 루이뷔통 제국에 아직 점령되지 않은, 프랑스 대표 명품 브랜드. 워낙 골동품 같은 건물이 파리엔 많다 보니, 보슈 유지 공사가 많은데, 때론 그 흉측한 모습을 가리기 위해 대형 광고를 설치하기도 한다. 저녁 식사를 하며 크리스마스 파티에 어떤 음식을 먹을지 수다를 떠는 사람이 프랑스인이라고 하던데, 미학적으로 지저분하거나 촌스러운 걸 견디지 못하는 것도 프랑스인의 종특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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