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가 마침내 죽었다. 그러나 그는 천국에 가지 못하고 고통이고 지옥 자체인 자신의 마음속에 갇혀서 죽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간신히 신의 앞으로 넋이 불려 가서 영혼이 천국에 부활하게 되었고 천국에 살아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다.
목사가 신께 말했다.
"마침내 저를 기억하셨군요 하나님. 저는 당신의 종인데 왜 저를 지옥의 고통 속에 죽어 있도록 그동안 그냥 내버려 두셨습니까.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제라도 저를 기억하시고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마침내 저는 천국 시민이 되었군요."
신이 대답했다.
"아니야, 너는 천국 시민이 아니다."
목사가 신에게 물었다.
"아니 저에게 여기 천국에 살아도 좋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그러면 천국 시민이 된 것 아닌가요?"
신이 대답했다.
"아니야, 너는 영주권을 얻은 것뿐이다. 천국의 시민은 살아있는 동안 자기를 돌아보고 몸 마음 일체를 다 버리는 회개를 하고 나에게 와서 영혼이 부활해야 한다. 그리고 내가 지상 천국을 건설하는 데 열심히 힘을 보탠 사람들만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목사가 신에게 물었다.
" 아니 그러면 저는 죽어서 어떻게 여기 천국에 오게 된 겁니까?"
신이 대답했다.
"네가 그토록 무시하고 탄압하던 너의 못난 막내아들 덕분이다.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음악이나 한다고 네가 욕을 하던 양아치 건달 아들 말이다."
목사가 놀라서 말했다
"아니 저의 그 많은 잘난 아들들과 딸은 다 뭐 하고 가장 못나고 제멋대로여서 제가 포기해 버린 그 막내란 말입니까? 오죽하면 막내가 막무가내를 줄인 말이라고 저는 생각할 정도였던 녀석인데요."
신이 대답했다.
"너의 그 포기가 너의 가족과 너를 살렸다. 너의 나머지 모든 가족은 너를 따라서 교회에 나가면서 자기들이 착하게 잘 살고 있다고 착각을 했다. 너는 십일조를 바치고 감사헌금만 바치면 신인 내가 기뻐할 거라고 교회의 신도들을 속였고 너 자신마저 속였다. 그래서 너의 가족들은 자기의 이기적이고 계산적인 마음을 돌아볼 기회를 잃어버리고 맹목적으로 내 이름만을 부르며 자위하다가 회개할 기회를 모두 잃어버렸다.
그러나 너의 막내아들은 너와 나머지 가족들과 다른 길을 걸었지. 자기 마음속에 진리인 내가 존재하지 않는 것을 느끼고 기복을 구하는 기도의 공허함을 느꼈다. 그는 교회를 나가고 설교를 들어도 조금도 나와 가까워지지 않는 자기의 모습을 보았지. 그래서 그 막내는 위선뿐인 신자의 껍데기를 벗어버리고 자기를 돌아보기 시작했다. 자기의 생각과 마음을 비우는 명상을 하며 진실한 회개를 했고 마침내 내 앞에 오는 데 성공했지. 그는 진실로 진리인 나를 위해 자기를 바쳤다. 그래서 나는 그의 거짓된 에고를 다 벗겨주고 진리의 영혼으로 부활시켜 주었다."
목사가 물었다.
"그 막내 덕에 제가 여기에 왔다고요? 그렇지만 저는 그 아이가 명상을 하는 것을 막았는데 어떻게 여기 올 수 있게 된 겁니까?"
신이 대답했다.
"너는 너의 막내를 어려움 속에서도 낳고 키우며 뒷바라지를 했다.
너의 막내가 나를 찾기 전까지 정말 많은 방해하기도 했지만, 나의 영혼의 아들이 나에게 오기 전까지 그를 잘 돌봤지. 물론 그가 너의 것인 줄 알고 그런 것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네가 너의 아내를 만나서 그 아이를 낳고 큰 교회의 목사로 자리를 잡기 전까지의 너는 그래도 진리를 찾아서 바른 신앙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었다. 그때 너는 막내를 낳았고 막내에게 진리를 구하는 마음의 씨앗을 넘겨주었지. 물론 너는 나중에 돈과 권력의 맛을 보고 타락해 버렸지만, 막내는 그 마음의 씨앗을 잘 지켜서 나에게 올 수 있었다."
목사가 대답했다.
"아 그렇군요. 그 덕에 제가 여기에 올 수 있었군요."
신이 얘기했다.
"너의 막내아들은 어려운 형편에도 불구하고 나를 믿고 자기를 돌아보는 회개를 하고 일관되게 명상을 하며 나를 따랐다. 나는 너의 아들을 불러 영혼을 부활시켜 주었다. 너의 막내아들은 살아서 하늘에 영혼이 부활했고 늘 그 마음이 나와 함께 머문다. 그래서 그에게는 죽음이 없지.
그 막내가 없는 형편에도 돈을 모아서 너를 포함한 모든 조상까지 모두 하늘에 살도록 해주는 천도를 나에게 부탁했다. 너와 너의 조상들은 마음속 지옥에 갇혀 영원한 고통 속에 죽어 있었지만, 막내의 부탁으로 하나도 빠짐없이 내가 불러냈다. 그리고는 거짓인 넋들은 다 죽여 없애고 여기 하늘나라에 참 영혼으로 부활시켜 주었지."
목사가 말했다.
"오 정말 감사합니다. 그렇지만 하나님, 시민권이 아닌 영주권이라 너무도 아쉽습니다. 발언권이 없다니요. 힘이 없지 않습니까?"
신이 대답했다.
" 회개해서 내게 온 자가 아니라 역시 너는 뻔뻔하구나. 회개해서 온 시민권자들도 내 앞에서는 부끄러워서 몸 둘 바를 모른다.
너는 나를 하나님이라 부르지만 나는 그 이름에 매여있지 않다. 나는 나를 부르는 이름과 소속된 종교에 따라 대답하지 않고 오로지 그 마음의 진심에만 응한다. 마음의 중심이 나에게서 멀어진 너는 나를 팔아 호의 호식했다. 사람들이 나에게 오는 것을 방해하며 살다가 죽은 너에게는 영주권도 과분하다.
시민권자는 살아서 내가 하늘과 땅에 천국을 건설하는 것을 협조한 자고, 그 부귀와 영광이 영원하고 천국에서도 힘이 있다. 그러나 천국 건설에 한 것이 없는 자는 천국에 살게 될 때도, 자기가 살아서 천국에 이바지한 것이 없으므로 힘이 없는 영주권자에 불과한 아쉬움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 나의 정의다.
천국에 공짜는 없다. 살아서 천국에 나고 기여가 있는 사람만 천국의 시민권자로 인정받는다. 이것이 나의 정의다. 그러니 사람들은 오로지 그들이 살아있는 동안 나를 찾아야 하고 그 영혼의 부활을 구해야 할 것이다."
목사는 영주권자에 머무는 것이 너무도 너무도 아쉬웠다. 그러나 종교의 이름으로 가족과 신도들을 위협하고, 신의 이름을 팔아서 명예를 얻고 호의호식을 한 자신이 시민권자의 자격이 없다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목사에게 아쉬움은 있었지만 너무도 아름답고 걱정 근심이 없는 천국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감탄과 더불어 감사한 마음이 차올랐다.
"천국은 천국이네. 진짜 진짜 좋네. 하나님 감사합니다. 막내야 정말 고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