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헤어밴드맨 Sep 20. 2024

돈의 가치

담기는 마음에 따라 달라지는 돈의 가치


  

스트레스 연구소의 홍보부스에 근처에서 가장 거대한 제조업체의 사장님이 찾아왔다. 그는 자신의 직원들 여러 명에게 각기 커다란 상자 하나씩을 들려서 홍보부스로 찾아왔는데 헤어밴드 남자를 보고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역시 여기 계셨군요 "          

          

  헤어밴드 남자는 갑자기 복잡하고 분주해지는 홍보부스 앞을 바라보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사장님을 맞이했다. 60대로 보이는 그 사장님은 헤어밴드 남자를 보면서 반갑게 인사했지만, 헤어밴드 남자는 사장님을 잘 기억하지 못해서 미안해하며 그를 맞이했다.  

        

  " 아 죄송합니다. 얼굴은 아주 낯이 익는데 딱 기억이 나지는 않네요. 제가 어디서 사장님을 뵈었죠? "          

          

  사장님은 대답했다.    

      

  " 7년 전에 공원에 홍보부스를 펼치셨을 때 제가 방문했었습니다. 그때는 제가 살이 많이 쪘을 때라 지금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어서 기억을 못 하실 겁니다. 그때보다 한 15킬로는 빠졌거든요. "          

          

 헤어밴드 남자가 조금씩 기억이 나는 듯이 사장님을 바라봤다.  

        

 " 그 정도 뚱뚱하셨다면? 사장님 그때 혹시 중요한 직원들이 계속 그만두어서 사장님도 회사를 그만 접고 싶다고 상담하셨던 그분 아니신가요? "          

          

 사장님은 헤어밴드 남자가 자신을 기억하자 신이 나서 말했다.   

       

 "네, 맞습니다. 감사하게도 기억을 하시네요. 그때 주신 가르침이 큰 도움이 되어서 이제는 좋은 직원들도 많이 늘어나고 회사가 독점 기술 특허와 생산 특허도 많이 보유하게 되었고 규모도 인근에서 가장 큰 회사가 되었습니다. 이익도 100배나 늘었고요. 아마도 내년에도 2배 이상 성장을 지속할 것 같습니다. "          

          

 헤어밴드 남자는 활짝 웃었다.

         

  "제가 드리는 말씀을 잘 받아들이고 소화해 내신 사장님께서 잘하신 것이죠. 저는 별로 한 것이 없습니다."          

          

 그러자 옆에서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비서처럼 보이는 직원이 끼어들며 물었다.  

         

  "대화하시는데 죄송합니다. 어떤 가르침을 주셨길래 아버지께서 성공적으로 회사 경영의 방향을 잡으실 수 있으셨을까요?"          

          

 헤어밴드 남자는 사장님의 아들을 보며 반갑게 말했다.  

        

"아, 반갑습니다. 사장님의 아드님이시군요. 저는 비서분이신 줄 알았습니다 "          

          

 사장님이 대답했다.  

        

"예, 제 비서인 것도 맞습니다. 제 옆에서 경영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          

          

 헤어밴드 남자는 가만히 기억을 떠올리며 말했다.

     

"제가 아버님께 말씀드린 것은 아마도, 돈에 어떤 마음을 담아야 하는가였을 겁니다."          

          

 비서인 아들이 물었다.  

        

"저에게도 알려 주시면 큰 배움이 될 것 같습니다."          

          

 헤어밴드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사장님께서 저를 만나셨을 때는 우수한 직원들과 핵심 관리자들이 회사를 떠나버린 상황이었습니다. 야망이 크신 사장님은 보다 경쟁력 있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직원들과 관리자들에게 압박을 가하고 계시던 상황이었죠.


 그런데 중요 직원들과 관리자 중에 절반 가까운 사람들이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경쟁회사로 가버린 겁니다. 경쟁회사 못지않게 월급을 주는데도 불구하고 경쟁회사로 사람들이 가버렸으니까 사장님께는 큰 충격이었죠. 회사 경영에 근본적인 회의를 느끼시게 된 상황이었죠. 회사를 접어야겠다고까지 말씀하셨으니까요."  

        

  비서인 아들이 말했다.    

 

"저도 그 당시 상황은 알고 있습니다. 그랬었죠. 정말 심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아버지께서 헤어밴드님을 만나고 오시더니 회사의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언제나 경쟁으로 살벌하던 회사에 의욕과 활기가 넘치기 시작했어요. 개발팀들은 스스로 모여서 밤을 새우기도 하고 피곤할 때는 알아서 퇴근을 일찍 하기도 하면서, 자율적으로 엄청난 성과를 냈고 다른 회사로 좋은 소문이 나면서, 좋은 관리자들과 직원들이 물밀듯이 들어와서 회사의 성과가 엄청나게 향상되었습니다. 선생님님은 우리 아버지께 도대체 무슨 조언을 해주신 겁니까? "          

  헤어밴드 남자는 가만히 대답을 시작했다. 한마디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사장님도 그 아들도 귀를 기울였다.  

        

 "제가 말씀드린 것은 돈은 무언가를 담을 수 있는 도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도구인 것이죠.          

          

   회사의 직원들과 관리자들은 모두 인생의 행복과 성공을 위해서 아버님의 회사에 다녔습니다. 당연한 거죠. 그런데 아버님은 주는 돈에 비해 그들이 일을 잘하지 못한다고 여겼기 때문에 그들에게 월급을 주면서 불신과 불평불만을 담아서 보내는 경우가 많았어요.           

          

  돈은 무슨 태도로 주느냐에 따라서 기능이 달라집니다. 불평불만과 불신으로 주는 돈은 자율성과 존중을 원하는 우수한 임직원들에게 인생의 행복을 돈 몇 푼에 바꾸는 상황을 만듭니다. 그러니 퇴직금으로 기능하는 도구가 되었죠. 불신과 불평불만 속에서는 그들이 원하는 궁극적인 목표인 행복과 성공을 이룰 수 없기 때문이죠.   

       

  저는 그 문제점을 알려드렸습니다. 그러나 제가 드리는 말씀을 듣고도 사장님은 이해를 못 하셨어요. 들어도 마음속에서 납득이 안되셨던 거죠. 사실 대부분의 사람이 제가 드리는 말씀을 납득하지 못합니다. 누가 문제의 원인이 자기의 태도나 자기의 마음가짐 때문이라고 쉽게 인정이 되겠어요.          

          

  중요한 것은 그 이후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장님께 방법을 알려드렸죠. 명상하면서 회사를 떠난 직원들과 관리자들의 입장에서 사장님께서 하신 말과 행동을 돌아보도록 도와드렸죠. 사장님은 바로 실천에 옮겼습니다. 그러고는 문제의 원인을 바로 보기 시작하셨죠.           

          

  몇 달의 시간이 지났을 때 비로소 사장님은 임직원들에 대한 사장님의 말과 태도가 아주 많이 잘못됐음을 느꼈습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보니까 말이죠.


 그때부터 사장님은 모든 임직원과 일대일 대화를 시작하셨습니다. 그리고 깊이 있는 진솔한 대화를 끌어내셨죠. 그리고 그들로부터 왜 그들이 사장님의 회사에 나와서 일을 하고 있는지를 듣고 사장님이 원하는 목표와 그들의 목표를 일치시키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물었습니다.


 그리고 하나씩 실천 가능한 것을 바꾸기 시작했죠. 그러다 보니 전에는 불가능해 보이던 것들까지도 모두 다 바꿀 수 있었습니다. 회사가 다시 태어난 거죠.          

          

  기적은 그때부터 일어났습니다. 전에는 회사에서 직원들과 관리자들 앞으로 이체되는 돈이 불신과 무시를 견디는 대가였습니다. 직원의 행복과 성공의 의지를 갉아먹었죠.            

          

  그러나 돈을 관심과 인정을 담아 보내고 감사를 보내는 도구로 바꾸자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 그때 받는 돈은 성공의 상징이고 행복을 지켜주는 도구로 인식이 되었습니다. 그때부터는 팀원들이 자신들의 일에 집중하고 열심히만 하면 행복과 성공이 보장되었던 것입니다.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 회사는 성공할 수밖에 없죠.          

          

  저는 그 과정까지 도와드리고 지켜보다가 해외에 다녀오느라고 이후에는 사장님을 뵐 수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사장님은 꾸준히 명상하시면서 자신의 마음을 관리하고 좋은 태도를 유지하면서 회사는 성공을 지켜나갔던 것이죠. "          

          

  헤어밴드 남자는 사장님의 직원들이 들고 온 상자 중에서 구슬 아이스크림을 발견하고는 신이 나서 하나를 꺼내 먹으며 말했다.   

       

" 중요한 것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유지하는 것입니다. 사람의 마음이 변하지 않기란 정말 너무도 어렵습니다. 마음이 성공으로 가득 차면 마음이 변하거든요. 그러니 두 분께서는 성공을 유지하시려면 마음이 변치 않으려고 노력하시기를 바랍니다.          

          

   사실 사람의 마음은 늘 변하기 때문에 사람의 모든 생각을 없애야만 비로소 생각이 끊어지고 변하지 않는 마음이 나옵니다. 돈도 명예도 성공도 그 마음 앞에서는 두말없이 따르지요.          

          

   그러나 돈과 명예도 성공도 궁극적인 목표는 아닙니다. 자기의 허상의 몸과 마음을 다 버려서 진리의 실체를 찾고 진리의 몸 마음으로 영혼이 부활해야 합니다. 그래야 인생의 고통과 방황이 끝이 납니다. 세상에 태어나서 살아가는 진짜 이유가 그것이거든요. 그렇게 되면 돈도 성공도 명예도 저절로 따를 겁니다.  분께서는 그때까지 절대로 멈추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사장님과 아들은 귀한 가르침에 감사를 표하며 다시 또 찾아오겠다고 약속을 하고 자리를 떠났다. 헤어밴드 남자는 그들의 뒷모습을 향해 아이스크림을 건배하듯이 들어 보이며 말했다.

          

  " 이제는 사장님께서 돈에 어떤 마음을 담아서 어떤 도구로 써야 하는지 잘 아시니까 이렇게 좋은 인연을 잘 관리하실 수 있는 겁니다. 항시 응원하겠습니다. 근데 이 아이스크림 진짜 부드럽고 맛있네. 감사의 맛인가? 바나나 맛인가?"


작가의 이전글 생각을 따르는 사람, 순리를 따르는 사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