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의 지역화폐인 천안사랑카드가 프랜차이즈 등 비가맹점 이용제한에 이어 이용액의 30%가량을 차지하는 가맹점 해지를 예고하면서 존폐를 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2022년 6월 16일 12면 참고>
18일 시에 따르면 행정안전부의 지침으로 연 30억 이상 매출 가맹점을 제한해 20일부터 천안사랑카드 가맹점 총 2만 9154곳 중 2.2%인 650여 곳의 가맹점을 해지한다고 밝혔다.
2022년 기준 관내 지역화폐 카드 사용금액은 4410억원으로, 이번에 해지되는 가맹점은 사용금액은 27%를 차지하는 1208억원 수준이다.
앞서 지역화폐는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를 받고 있는 소상공인을 보호할 목적 등으로 확대 운영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등과 동시에 엔데믹이 시작돼 예산삭감이 예정된 정책이었다.
천안시의 경우 국비지원이 5%에서 2% 수준으로 줄어들었고, 내년부터는 이마저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이는 지역화폐를 통해 소상공인이 보호받는다는 효과가 정확한 통계 등으로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2020년 발표한 '지역화폐 도입이 지역경제에 미친 영향'에서 실증분석한 결과 소상공인 매출을 증가시킨다는 증거를 찾기 어려웠고, 슈퍼마켓과 식료품점 등에 한해서만 매출이 증가된 유의미한 효과가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즉, 가맹점 해지가 예고된 마트와 병원 등 생활과 밀접한 가맹점에서 사용이 제한될 경우 지역사회에서 경제적 효과는 더욱더 크지 않을 전망이다.
게다가 국비 지원까지 축소된 반면 천안시의 재정 부담이 그만큼 커져 지역화폐 운영 여부에 대한 논의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시 관계자는 "지자체는 정부 정책에 맞춰 따라갈 수밖에 없다"며 "내년도 예산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 등 정부 기관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역화폐 뿐 아니라 관내 소상공인들의 매출증대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구상해보겠다"고 했다.
천안=하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