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명의 예비군들이 점심도 보급받지 못한 채 천안시 동남구와 서북구 훈련장에서 훈련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제보자 A씨와 B씨는 7월 28일 천안 동남구 및 서북구 훈련장에 소집된 예비군 수백명이 점심도 먹지 못한 채 훈련을 받았다고 밝혔다.
제보자에 따르면 이날은 '작계훈련(작전계획훈련)'을 실시하는 날로, 6시간 동안 지역 단위 방위작전 수행능력 향상을 목적으로 훈련이 진행됐다.
하지만 예비군 대대에서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점심 도시락 등을 제공하는 업체와 소통의 문제가 있었다며 '식사를 꼭 하고 싶은 사람'이 있느냐고 예비군들에게 거수를 요청했다.
동남구 예비군 중에는 식사를 꼭 하겠다는 6명의 예비군에게만 식사를 지급하고, 나머지 예비군에는 지급하지 않았다.
서북구 예비군들은 모두 식사를 하지 않겠다고 의사를 표하면서 동남구 예비군보다 일찍 퇴소할 수 있었다.
예비군들이 식사를 하지 않았던 이유는 도시락이 점심시간보다 한참 뒤인 오후 3시에 도착이 예정돼 있어 도시락을 받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30℃가 넘는 폭염 날씨 속 점심도 제때 하지 못하자 양쪽에서 훈련받던 500여명 중 일부는 국방부에 민원을 넣는 등 쌓여왔던 불만을 표출했다.
A 제보자는 "왜 꼭 먹어야 하는 사람들을 거수를 통해 선별해 그 사람들만 준건지 모르겠다"며 "다시 생각해봐도 황당하다"고 했다.
천안 예비군 관계자는 "식사를 보급하는 업체와 소통에 문제가 있어 예비군 대원들에게 의사를 물었다"며 "8000원의 실비 지급과 아이스크림 보급 등을 했지만 준비가 부족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이런 상황이 발생하게 돼 유감스럽고, 불편함을 겪었을 예비군 대원들에게 사과드린다"며 "동일한 상황이 재발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미안함을 전했다.
한편, 이날 퇴소시각은 오후 4시였다.
천안=하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