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파민 중독자의 밤

2025년 11월 13일

by 고하진

요즘 읽고 있는 책에 따르면 삶을 정비해야 하는 요소 중 하나가 시간이라고 해요. 우리의 하루는 해야 할 것들로 잘게 나누어져 있는데 이 시간들을 잘 활용해야 한다는 거죠. 저는 그 잘게 쪼개져있는 시간들의 틈새를 독서로 채우려고 노력하고 있는데요. 부끄럽지만 생각보다 잘 되진 않아요. 종이책을 들고 다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책을 읽으려면 핸드폰을 켜야 하는데, 저도 모르게 sns 어플로 먼저 손이 가고 당연스럽게 숏폼을 보고 있더라고요.

또, 숏폼에 익숙해진 저는 긴 영상을 보는 게 조금 어려워요. ‘말이 왜 이렇게 느린 거야?‘, ’아 그래서 결말이 뭔데‘하면서 2배속을 눌러버리거든요. 책에서는 시간을 분절하는 행동을 멈추고 비어있는 시간을 만들어야 한대요. 그 행동을 멈추는 방법은 스마트폰, sns를 멀리 하라는 건데요, 한 번에 거리 두는 게 쉽지 않으니 10번, 9번, 8번.. 횟수를 줄여나가라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전 ‘그럼 멈추지 않고 계속 보면 되지 않나?’ 하는 잔꾀를 부려봅니다. 아무튼 분절되지 않는 시간을 보내게 되면 긴 영상도 쉽게 볼 수 있을 거라고 해요. (다행이라고 해야 하는 건지, 아직 영화는 잘 봅니다.)


여러분들의 숏폼은 어떤 알고리즘으로 연결되어 있나요? 저는 예능, 드라마 숏폼을 자주 보고 있는데요. 한 번 보면 재미없다고 누가 그러던가요? 볼 때마다 늘 새롭고 짜릿한 제 도파민들. 특히 잠들기 전 누워서 보는 스마트폰은 정말 끊을 수가 없어요. 핸드폰을 들고 있던 팔이 아파오면 자세까지 바꿔가며 어찌나 뒤척이는지, 그 와중에 제 시선은 변함없이 한 곳만 응시하지요. 우리 삶에 깊게 자리 잡은 숏폼, 헤어지기는커녕 거리 두기나 제대로 할 수 있을까요?


물론 숏폼을 통해 많은 정보를 짧고 굵게 얻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보다 더 자극적인 도파민을 얻고자 하는 욕구로 선을 넘는 불필요한 콘텐츠가 제작되는 일도 있죠. 적절한 도파민은 우리에게 알맞은 쾌락을 주기에 이왕이면 숏폼 시청보다는 다른 방식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아, 오늘의 숙제를 끝마쳤으니 숏폼이나 보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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