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12일
친구 관계든 연인 관계든 영원한 건 없는 것 같아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성인이 되기까지 서로 가장 친한 친구라고 생각했던 아이와 관계를 끊은 지 벌써 10년이라는 시간이 다 되어 가고, 사귈 때 서로를 가장 잘 아는 기간제 베프는 하루아침에 이별을 얘기했거든요. 모든 순간이 영원할 것 같았던 그때는 결국 과거로 남아버렸어요.
많은 사람이 그렇겠지만 저는 관계의 끝맺음에 유독 약한 사람이에요. 저는 상대방에게 의지를 많이 하는 사람이거든요. 그 말은 즉, 홀로서기에 부족하다는 거겠죠. 또, 한 번 마음을 연 사람에게는 제 마음의 밑바닥까지 박박 긁어가며 주기에 이별 후 공허한 마음을 견디기 힘들어하는 것 같아요. 이별을 대하는 저의 문제점을 알면서도 끝이라는 단어는 늘 저에게 새로운 숙제가 주어지듯 막막합니다.
그런데 모든 관계가 끝이 있는 것만은 아니더라고요. 좁은 제 인간관계에도 새로운 인연들이 틈새를 비집고 들어오네요. 저는 또 바보처럼 소중한 인연들에게 제 마음을 아낌없이 퍼주고 있고요. 아이러니하게도 전 그런 지금이 참 좋아요. 재밌는 얘기를 나누며 웃고, 힘듦을 공유하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지금이요. 곰곰이 생각해 보면 저에겐 끝은 늘 아픔이었기에 이별이 두렵고 무서웠나 봐요. 일어나지도 않을 일을 벌써부터 걱정하고 있으니 말이에요.
그래서 생각을 좀 바꿔보려고요. 홀가분한 끝은 내가 그 관계에 최선을 다해 후회 없다는 것이고, 너무 아픈 끝은 내가 그 관계를, 그 사람을 너무 사랑한 거라고. 아쉽게도 홀가분한 끝은 많이 겪어보지 못한 거 같아요. 늘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지만 미련이 남지 않을 만큼 노력하진 않았나 봐요.
앞으론 이별에 두려워하기보다 현재 나와 함께 하는 인연들에게 더 잘해주어야겠어요. 그게 제가 내린 인간관계의 정답입니다. 앞서 말했듯 영원한 건 없으니까, 떠날 때 웃으며 손 흔들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렇게 웃으며 떠나보낸 자리엔 또 새로운 인연이 다가와 저와 함께 웃게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