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치는 재주가 없는 사람

2025년 12월 15일

by 고하진

오늘 일터에 새로운 선생님이 오셨어요. 이번에는 남자분이 오셨는데요. 지금 있는 분들과 2월까지 함께 일을 해야 해요. 예전에 제가 반말 언어 습관을 가진 선생님에 대해 얘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요. 아뿔싸, 이번에 오신 선생님도 같은 습관을 가지고 계신 것 같아요. 또 한 번 제 귀를 의심했답니다. 마지막까지 한 배를 타고 앞으로 나아가려면 이것저것 알려줘야 하는데 참 쉽지가 않아요. 제가 좋게 얘기한다 한들 여태껏 그렇게 살아온 습관을 내려놓기가 쉽지 않을 것이고, 저도 그 반말을 듣고 싶지 않아서 최소한의 대화만 하려고 할 테니까요. 참 걱정이 많습니다.


예전에 사주를 보면 늘 저한테 하는 얘기가 있었어요. ‘선생님 사주다’, ‘누군가를 가르쳐야 할 사주다’라고요. 처음엔 관련된 일을 했기에 사주란 것이 참 신기하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잘 가르치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 보면 남을 가르치는 직업을 가질 수도 있다는 뜻이었던 것 같기도 해요.


분야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는 습득력이 빠른 편이에요. 그래서 그런지 다른 사람도 나처럼 빠르게 익히겠지? 하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제가 생각한 만큼 따라와 주지 않을 때 답답함을 많이 느껴요. 이것 또한 저의 나쁜 습관이겠죠. 제가 가진 지식을 누군가에게 알려준다는 건 많은 인내심이 필요하더라고요. 그런 면에서 전 너무 부족한 사람이에요.


예전에 제가 나잇값을 제대로 못하는 것 같다고, 대화로 잘 풀어보겠다고 글 썼던 것 기억하시나요? 결론은 함께 잘 나아가보기로 얘기를 끝 맞췄었답니다. 나름 좋은 결말이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전 타인의 단점들을 제가 모조리 안고 갈 만큼의 성자는 아닌 듯싶습니다. 그저 업무를 위한 짧은 대화만 가끔 하는 사이가 되었어요. 이 정도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더 이상 알려줄 게 없으니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요. 이제 각자 맡은 업무를 잘하면 되겠죠.


저도 아직 부족한데 새로운 선생님만 계속 오시니 저도 답답할 노릇이에요. 다들 잘하고 있다고 좋은 말씀을 해 주시지만, 그분들이 바라는 건 저 혼자만 잘하는 것만이 아닌 다 같이 으쌰으쌰 하는 걸 테죠. 그러려면 제 지식을 모두 새로운 분께 알려드려야 하는 거고요. 재주는 없지만 열심히 부려볼게요. 마음속에 참을 인을 새기면서요.


역으로 그 선생님들은 내가 답답할 수도 있잖아ㅠㅠ





언제부턴가 브런치는 제 마음을 풀어놓는 일기장이 된 것 같습니다. 사실 제 글을 다른 사람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많이 줄어든 것 같아요. 이유는 제 글이 그만큼의 가치가 없는 것 같아서요.


며칠 전 친구의 지인분이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근데 친구는 그 지인분의 부정적인 생각이 힘들어 글을 찾아 읽고 싶지는 않다고 하더라고요. 물론 그런 글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많겠지요. 저는 친구와 생각이 비슷해서 오히려 제가 어두운 글을 쓰고 싶지 않았어요. 하지만 전 사실 그렇게 밝은 사람이 아니거든요. 그렇다 보니 제 글이 조금씩 그림자가 지는 느낌을 받아요.


일기장엔 제 마음을 쓰는 거잖아요. 제 글에 라이킷을 눌러주시는 분들이 모두 제 글을 읽지는 않을 것 같지만, 혹시라도 읽어주시는 분들께서 저의 어두운 일기 같은 이 글이 꺼려지신다면 그 마음마저도 다 이해해요. 하지만 늘 어둡진 않으니 가끔 찾아와서 밝은 글도 한 번씩 들여봐 주세요.


모두 다른 사람이 아닌 ‘내 마음에 드는 글’을 쓰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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