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똥고집

2025년 12월 16일

by 고하진

다들 이상한 똥고집 하나 정도 있지 않나요? 대단한 것도 아니고 사소한 일에 부리는 고집에 대해 얘기해 보려고 해요.


요즘 출퇴근을 하면서 노래를 자주 듣는데, 전 노래 하나 듣는 것도 이상한 고집을 피울 때가 있어요. 바로 마음에 드는 노래만 듣는 건데요. 하나에 꽂히면 그 노래만 무한 재생을 해버립니다. 질리도록 다 듣고 나서야 다른 노래가 귀에 들어와요. 아니면 특정 가수의 노래만 듣는 경우도 있고요. 이왕 듣는 거 듣고 싶은 노래 계속 들으면 좋잖아요. 그런데 한 번 다 듣고 나면 한동안 쳐다보지도 않아요. 들을 만큼 들었다 이거죠.


저는 마라탕을 최근에 먹기 시작했어요. 향신료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마라탕도 저랑 안 맞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궁금하다고 한 번 먹어 보기엔 양이 너무 많고요. 항아리 모양의 일회용 통에 듬뿍 담겨 배달오기 때문에 입에 안 맞으면 다 버려야 하잖아요. 하지만 마라탕을 한 입 맛보고 중독되고 말았어요. 좋아하는 노래처럼 마라탕만 머릿속에 가득한 거예요. 배고프면 계속 마라탕만 먹고 싶었어요. 가격이 싼 편이 아니기 때문에 매일 시켜 먹을 순 없었지만, 푹 빠졌을 땐 주 3회 정도 먹었던 것 같아요.


옷 같은 경우도 마음에 드는 옷을 더 자주 입는 것 같아요. ‘내일 입어야지’ 했는데 이미 세탁기 속에서 헤엄치고 있는 옷을 보면 속상한 마음에 짜증이 절로 나오기도 하지요. 물론 빨래통 가까이에 둔 제 잘못일 테지만 화살은 엄마에게 돌아가고 말아요. 불효녀는 웁니다. (사실 울진 않음) 하지만 제 머릿속에 이미 내일의 코디가 다 되어있었다고요. 아무튼 좋아하는 옷을 자주 입다 보니 수명이 더 빨리 닳아요. 당연한 얘기지만.. 왜 제가 좋아하는 건 늘 제 곁을 빨리 떠나는지 모르겠어요~


사소한 것들이 굉장히 많지만 쓰고 보니 그냥 좋아하는 것에 대한 똥고집이네요. 하지만 하기 싫은 일도 억지로 해야 하는 이 세상에서 제가 좋아하는 사소한 일에 조금 고집을 부리는 것도 좋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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