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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하진 Jul 12. 2023

생존실현, 기능실현 그리고 자아실현

인류의 최종적인 사명은 자아실현을 통한 성숙한 문명 구축일지 모른다.

  

   인류 문명이 진화되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그 시대에 맞는 삶의 의미를 추구하게 된다. 농업시대는 대부분 사람들은 생존실현이 삶의 의미였다. 생존실현은 기본적인 생존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식사, 숙면, 안전, 건강 등이 주 관심사이고 이것이 충족되면 만족하는 삶이다. 농업혁명을 통해 집중적인 생존실현을 추구하는 자들이 확산되었다. 그 이후 산업혁명이 이루어지면서 경제는 급속도로 확대되고 사회 곳곳에서는 다양한 기능인이 필요해 진다. 따라서 사람들의 삶의 의미를 생존실현이 아닌 기능실현에서 찾게 되었다. 이를 위해 교육제도도 기능인을 육성하는 형태가 된다. 대학의 전공은 바로 이런 기능실현을 위한 교육이라 할 수 있다. 기능실현은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역할과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성취하는 것에 삶의 의미를 두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사회적 기여가 가능한 기능인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야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것이 바로 지금의 인류다. 과학자, 정치가, 예술가, 기술자, 교육자 등 너무나 다양한 기능인이 필요했고 대학은 이들을 육성했다. 그리고 이들은 인류 문명을 양적으로 성장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면서 삶을 의미 있게 보낼 수 있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인류가 이런 흐름 속에서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그 다음 단계인 자아실현을 위한 인프라를 만들어가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것이 바로 디지털 전환(DX)이다. 인간의 정신적 성숙은 그 사람의 가치를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 변수다. 그래서 우리는 지식을 축적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한다. 이러한 정신적 성숙은 눈에 보이지 않은 곳에서 이루어진다. 혹자는 정신세계라 부르기도 하고 영혼의 세계라 부르기도 한다. 어찌되었건 인간의 성숙은 육체적 성장과 함께 정신적 성숙이 이루어져 완성된다. 육체적 성장은 20대 전후에 멈춰지지만 정신적 성숙은 죽는 그날까지 계속 확장가능하다. 이처럼 정신적 성숙도에 따라 한 인간의 가치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인류 문명도 양적인 성장과 정신적 성숙이 동반되어 발전해 오다가 이제 양적인 성장은 그 한계에 다다른 느낌이다. 더 이상 지구자원을 마구 사용할 수 없으며 잘못 사용하다간 생태계가 파괴될 상황이다. 기후위기는 바로 인류문명의 양적 성장의 끝을 알리는 신호라고 생각한다. 더 이상 현실세계는 발전이 아니라 최적화 되어야 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그 증상이 바로 기후위기다. 이렇게 고열과 통증의 고통을 이겨내야 인류는 회복될 수 있다. 하지만 정신적 성숙은 무한히 발전할 수 있다. 그것을 위해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디지털 세계를 지속적으로 확장하면서 정신적 성숙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 온 것이다. 이는 수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이루어가는 것이지만 한편으로 수 조개의 세포들이 장기를 만들고 이것이 모여 한 인간을 구성하는 것과 흡사한 것 같다.  인간으로 비유하자면 이제 육체적으로는 성인이 되었지만 정신적으로 더 성숙해야 하는 청년시기와 지금의 인류의 나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라는 추측을 해 본다. 그러므로 인류 문명은 더 이상 양적인 성장을 해서는 안되는 상황이며 현실세계는 최적화하고 디지털 전환을 통하여 정신적 성숙을 빠르게 추구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안타까운 점은 인류가 이런 풍성한 인프라를 갖추고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에 대한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간이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아 가장 만족한 삶을 사는 방법은 바로 자아실현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자신의 내면의 뜻에 따라 방향과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향해 노력하다가 세상을 다 가진 듯 한 느낌을 갖게 되고 그것을 반복적으로 느끼는 자를 자아실현을 이룬 자라고 할 수 있다. 캔 로빈스 교수는 이렇게 타고난 재능이 열정을 만나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지점을 ‘엘리먼트’라고 정의했고 우리는 이러한 ‘엘리먼트’를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했다. 음악을 통해서 일을 통해서 무엇이든 상관없이 세상을 다 가진 듯한 느낌을 받아 본 적이 있는가. 그리고 그런 느낌을 절대 포기할 수 없어 끊임없이 그 느낌을 추구하면서 이 세상에 누구도 느끼지 못하는 오로지 자신만이 느끼는 그 만족감으로 행복해 한 적이 있는가. 이것이 바로 자아실현의 과정이요 결과다. 


   그렇다면 인류 문명은 앞으로 무엇을 추구해야 할 까. 우리의 유일한 생태계인 이 지구촌에서 함께 살아가는 우리들이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는 무엇일까. 무엇을 추구했을 때 우리는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느낌을 가지고 행복해 하면서 이 세상을 떠날 수 있을까. 기능실현을 해 왔던 지금의 사람들에게 이런 자아실현은 조금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그들은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거나 주변을 돌보면서 삶의 의미를 찾았던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그런 기회는 대부분이 인공지능이나 기계들이 대신하게 되고 이제 진정으로 자아실현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고 행복을 찾아야 하는 시기가 다가 온 것이다. 


   이제 인류에게는 이러한 자아실현을 통한 큰 가치들로 이루어진 성숙한 문명이 필요하다. 개인들부터 국가 와 같은공동체에 이르기까지 Global Good을 지향하는 가운데 자아실현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자아실현의 기회를 갖는 다는 것은 바로 인류 문명이 풍성하게 성숙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윤리적이고 지속가능한 지구적 선을 추구하는 ESGG(Ethical Sustainable Global Good)를 개인의 프레임워크로 사용하면서 지구적 선을 향해 각자의 달란트를 활용한 아름다운 가치를 창조하고 이들이 모여 단체, 기업, 그리고 국가 더 다나아가 국제기구등을 구성하게 되면 지구촌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성숙한 지구적 질서를 가진 문명사회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보는 것이다. 



   ESGG는 이러한 새로운 질서를 위한 프레임워크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ESGG는 윤리적, 지속 가능한, 글로벌한 선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강조하는데 이러한 요소들은 모두 지구적 질서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들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지향점이다. 지금까지 국가든 기업이든 개인이던 할 것 없이 부와 같은 물리적인 가치를 추구해 왔다면 이제부터는 지구적 선과 같은 정신적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 자원의 한계 등 지속가능한 측면에서도 그렇고 문명의 도약을 위해서도 그렇다. 또한 개인의 지극한 행복을 추구하는 데 있어서도 지구적 선은 그 깊이를 더할 수 있다. 만약 전 인류가 이와 같이 Global Good을 추구하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지구촌에는 국가개념을 뛰어넘는 지구적 질서가 만들어질 것이다. 이러한 지구적 질서가 존재해야 기후위기나 양극화 등 수 많은 지구적 문제들을 해결할 수 가 있는 것이다. 


  자본주의 등 지금까지 물리적 가치를 추구하는 가운데 인류는 한편으로는 번영을 이루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기후위기, 양극화 등 많은 문제를 초래하고 말았다. 또한 자유민주주의는 개인의 자유는 보장했지만 또한 이기주의와 갈등을 조장하기도 했다. 따라서 앞으로는 윤리적이어야 한다. 모든 사람의 존엄성과 평등한 권리를 존중해야 하며, 공정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질서는 매래 세대에게도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새로운 질서는 지속가능해야 한다. 기존의 질서는 자원을 고갈시키고, 환경을 파괴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하며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이익의 극대화가 아닌 Global Good의 극대화를 통해 적절한 수익을 창출하는 지속가능한 조직이 많아져야 한다. 그것이 곧 새로운 지구적 질서다. ESGG는 이러한 새로운 질서를 위한 프레임워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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