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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하진 Jun 03. 2018

블대륙과 블록시티(Block Siti)

4차 산업혁명 이후의 새로운 삶의 방식을 예측하다



   20여 년 전 우리 사회는 닷컴열풍에 휩싸였었다. 강남 테헤란로에는 우후죽순 닷컴 회사들이 생겨났고, 코스닥의 대장주들은 수십 내지 수백 배 상승하며 롤러코스터 장을 이끌었다. 당시 한글과컴퓨터 대표였던 필자도 500원도 안 되던 한컴의 주가가 5만8천원까지 치솟는 경험을 하게 된다. 물론 그 이후 광풍이 꺼지면서 주가는 폭락을 하고 많은 기업인들이 사기꾼으로 몰리고 투자자들의 피해도 상당했다. 그러나 그런 버블논란에도 불구하고 20년이 지난 지금 인터넷은 우리 생활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인터넷이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정부나 기업은 물론이고 개인들도 인터넷은 몸의 일부가 된 것이다. 


   이제 블록체인 기술이 또 다른 광풍을 만들고 있다. 아마도 인터넷보다는 그 충격이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되며 인공지능, IoT, 빅데이터 등 다른 기술과 시너지를 통해 우리의 통념을 깨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자리, 교육, 국가에 관한 기존 통념도 무참히 깨지고 말 것이다. 수많은 기술이 창조되어 왔지만 거품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세상을 충격적으로 몰고 간 기술을 꼽으라면 몇 개 되지 않는다. 인터넷과 블록체인 기술이 그 중에 하나인데  세상에 주는 충격이 그 만큼 큰 기술임을 반증하는 것이다. 인터넷은 정보를 광속으로 유통시키며 인류문명을 촘촘하게 연결하는 역할을 했고, 블록체인 기술은 가치를 광속으로 유통시키며 차원이 다른 가치를 인류가 창조할 수 있도록 하는 세상을 만들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인류 문명은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수많은 기계노예들을 창조하며 인간의 일을 대신하도록 해왔다. 4차 산업혁명은 인간의 지적능력을 대신하는 기계노예들 마저 창조하고 사람들에게 더 나은 가치를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만들어주고 있다. 아마도 자아실현사회를 향한 진전이 아닐까 싶다. 자아실현이 구현되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가치가 잘 드러나도록 해야 하면 거래가 원활해야 할 것이다. 이런 것을 구현해 주는데 블록체인 기술이 매우 중요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개인의 가치가 국경을 뛰어 넘어 차원이 다른 새로운 가치유통체제를 창조할 수 있으리라는 점, 이런 점 때문에 사람들이 블록체인 기술에 열광하게 될 것이다. 아마도 5년 내지 10년 이내에 우리는 블록체인 기술이 우리 일상 속에 깊숙이 들어와 그것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지만 가치가 시공을 초월하여 광속으로 유통되는 세상에 살고 있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 세상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이미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늘에는 새로운 화폐시스템을 갖춘 신대륙이 탄생되어 확대되고 있다. 필자는 이 대륙을 블록체인대륙이라는 의미로 ‘블대륙’이라고 부른다. 


   블대륙의 경제시스템은 정교한 물물교환시스템이 될 것으로 보이며 지상의 다양한 자산을 ICO(Initial Coin Offering)라는 방식을 통해 토큰화(Tokenization)하면서 블대륙 자산으로 편입하는 작업이 전 세계 곳곳에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부동산 등 실물자산은 물론이고 눈에 보이지 않는 지적가치, 심지어는 지상경제에서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소외되었던 가사노동, 봉사 등과 같은 가치들도 코인이나 토큰으로 증표화되어 블대륙 내의 누구와도 광속으로 거래가 가능한 세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자신들의 가치를 스스로 증표화하고 이를 교환하는 거래를 하기 때문에 아주 정교한 물물교환시대가 열리게 된다. 필요한 자산을 교환하기 위한 정교한 플랫폼은 전 세계적으로 인터넷과 스마트폰 보급으로 이미 구축된 상태이며 이 인프라를 활용해 가치가 광속으로 교환되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시간과 공간의 제한이 없으며 지상의 국경을 손쉽게 넘나든다. 기존 국가들로서는 매우 골치 아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인류는 미래를 향한 이 같은 발걸음을 결코 멈추지 않고 나아갈 것이다. 자동차가 처음 이 세상에 나와 돌아다닐 때 우마차 협회가 극렬하게 저항을 했던 것처럼 기존의 기득권의 엄청난 방해와 압박이 있겠지만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자유의지에 따라 자신만의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게 하는 사회를 만들려는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개인의 가능성이 확대될수록 삶의 환경도 변할 수밖에 없다. 기존의 일자리가 사라져도 다른 일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 기계노예가 할 일이 아닌 진정으로 인간만이 할 일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바로 자아실현 욕구이다. 자아실현은 주어진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의적인 일 다시 말해 스스로 의지를 가지고 행하고 스스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 객관적 결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면적 만족이 중요한 일이다. 이러한 가치를 어떻게 증표로 만들어 교환할 수 있게 하느냐가 새로운 거래요 새로운 경제시스템이 될 것이다. 또한 그런 경제시스템을 뒷받침할 새로운 사회시스템도 창조되어야 한다.      


    이와 같은 개개인이 자유의지에 따라 자신만의 삶의 의미를 추구하는 사회 즉 자아실현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우선적으로 기초생활이 안정될 수 있는 사회시스템이 필요하다. 이것을 위해 화폐가 아닌 실질적인 자원으로 활용하여 기초생활의 안정화를 꾀해야 한다. 기술의 발전과 신재생에너지 활용은 기초생활에 필요한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것이다. 또한 블록체인 기술로 인한 자신의 가치를 증표화하는 것은 자아실현 욕구를 가치화하여 더 나은 부를 얻을 수 있게 할 것이다. 이러한 가치가 교환되는 블대륙은 매우 중요한 시장이 되리라 생각되는데 따라서 이제 블대륙의 하늘경제는 기초생활이 안정될 수 있는 블록시티(Block Siti)라는 새로운 도시 형태로 연결되리라 예상된다. 


    이제 지상경제는 블록시티와 기존 도시로 구분되며 한 국가 내에서도 블록시티와 기존 도시는 경제적 안정이라 삶의 질적인 측면에서 차별화될 확률이 높다. 미래의 새로운 주거환경인 블록시티는 블대륙과 연결된  첨단자족도시 Siti (Sustainable Intelligent Technology Integrated)를 의미한다. Siti는 자급자족 기반의 자아실현을 위한 비즈니스와 공동체가 있는 도시를 의미하는 데 이런 Siti가 블대륙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이 모여 공동체를 구성하고 사는 도시를 말한다. 하늘경제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수익을 얻게 된다면 블록시티의 입지는 지구촌 어디라도 상관없게 된다. 토지비용이 저렴한 곳, 경치가 좋은 곳 등 하늘경제와 원활하게 연결될 수 있는 통신망만 잘 갖추어진 도시라면 지구촌 어디라도 건설이 가능해 진다. 


    기존의 대규모 도시가 모든 인류를 수용하기에는 그 효율성이나 지속가능성 문제 등으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지속가능하고 자급자족 기반을 갖추고 블대륙과 연결된 블록시티(Siti)라면 지구촌 70억 인류를 문명사회로 이끌 수 있을 것이다. 개인들 간의 가치거래는 블대륙에서 광속으로 기초생활과 공동체 등의 삶의 안정은 블록시티에서 이루어지는 삶 이것이 미래의 새로운 주거환경이 아닐까.


    블대륙이 광속으로 커지는 만큼 세계 곳곳에 블록시티는 우후죽순 생겨날 것이다. 이미 스위스의 주크시를 비롯해 지블랄타, 몰타, 에스토니아, 달랏, 푸에토리코, 발리 등 현 문명에서 비켜 서있던 곳이 새로운 문명의 중심지로 거듭 태어나기 위해 발 빠르게 준비하고 있다. 아마도 아프리카나 남미 그리고 동남아시아의 수많은 곳이 블록시티로 변화될 것이다. 국경을 뛰어넘어 블대륙과의 연결된 블록시티는 기존 도시와 구별되며 미래 도시로 각광받게 될 것이다. 지구촌 곳곳에 새롭게 탄생한 블록시티에서 사는 행복한 자아실현인을 만나게 될 날이 멀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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