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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하진 Feb 13. 2019

영혼을 품는 도시

인간이 중심이 되는 스마트시티를 만들어야.. 

   수렵채집을 하며 여타 동물과 별 다름이 없던 호모 사피엔스는 문명을 만들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인간에너지 즉 노예를 이용하여 문명을 건설하다가 산업혁명 이후 기계에너지를 창조하며 비약적인 발전이 이루어진다. 초기 1, 2차 산업혁명은 인간의 근력을 대신하는 수많은 기계노예를 탄생시키며 인간보다 뛰어난 기계노예들 덕분에 물리적 확장이 획기적으로 이루어졌다. 이후 불과 100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의 정보화혁명은 모든 것이 연결되는 감각의 고도화를 실현하였다.  이제 4차 산업혁명 기술에 의해 개인은 물론이고 조직이나 물리적 환경의 고도화가 가속화되는 상황이다.  기업, 도시, 국가  같은 물리적 차원을 뛰어넘어 정신적 개념이 포함되어 구성원과 구성물 모두가 유기체적 성격을 띠게 되는 것이다. 


   마치 신체성장이 멈춘 성인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 신체적 조건 뿐만 아니라 지적능력, 비전, 추진력, 기량, 인간관계 등의 총체적 가치로 차별화되듯이, 이제 개인은 물론이고 기업, 조직, 도시 심지어 국가도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빅 데이터, 블록체인 등 첨단 기술을 동원하여 지적, 정신적, 관계적 성숙에 의해 차별화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개인의 경우에는 기계 노예들의 역량과 비교당하는 비참한 삶을 살고 싶지 않다면, 자신의 꿈에 보다 집중하며 삶의 의미를 찾아 나서야 한다. 무엇을 통해서든 상관없지만, 그것이 없는 자와 있는 자와의 삶은 확연하게 구분될 것이다. 이렇 듯 소수에게만 주어졌던 자아실현의 기회가 다수에게 확대 적용되는 사회가 되고 있으며, 이런 사회를 자아실현사회라 정의한다면 아마도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와 연계된 고도화된 집단이 미래의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다.


   

   이런 미래를 인식하지 못하고 정신적 역량 강화나 유기체적 사고를 외면한 채, 양적 성장에 집중하는  물리적 사고를 벗어나지 못하는 멍청한 리더십으로는 미래를 가질 수 없다. 모든 구성원과 사물이 유기체와 같은 총체적인 비전과 철학을 구현하려는 형이상학적인 도전이 필요한 것이다. 블록체인을 포함한 4차 산업혁명 기술들은 바로 이런 진화를 뒷받침한다. 인프라의 무한한 가능성을 알아채지 못하고 국가예산의 상당부분을 콘크리트에 투자하거나 소모성 예산으로 사용하기 보다는 스마트한 철학과 비전을 구현하기 위한 소프트웨어에 투자해야 한다.      


    미래는 두 분야에 혁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그 중 하나는 가치의 고도화다. 모든 사물이 연결되고 분석되고 지능화되는 상황이 강화하고 이를 구현하는 비전과 철학, 관계 등을 혁신하려 할 것이다. 이를 통해 기존의 물리적 환경은 고도화된 가치를 가진 유기체적 환경으로 거듭 태어나게 된다. 개인은 물론이고 건물이나 도시 그리고 조직이나 국가의 모습도 총체적으로 스마트해 지는 것이다. 단순히 조작이 스마트해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 정신적으로 성숙한 가치를 지향해야 만이 의미가 있다. Digital Twin은 이러한 물리적 환경에 마치 영혼을 불어넣는 것과 같은 일이다. 


    또 다른 분야는 환경의 고도화다. 통념을 유지하며 이를 개선하려는 것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예를 들어 도시가 지금의 구조를 유지한 채 이를 스마트하게 만들겠다고 하는 것은 마치 하이퍼루프나 드론, 전기자동차와 같은 통념을 깨는 새로운 교통수단을 고려하지 않고 기존 교통수단을 개선하려는 것과 같다.  지금 모든 분야 심지어 인간의 정의마저도 새롭게 써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런 패러다임의 변화에 맞춰 비전과 철학에 맞는 지속가능하고 지능적이며 최적화된 환경적 토대를 만들어야 그 토대 위에 가치를 고도화하는 새로운 문명을 건설할 수 있을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다양한 기술 과 블록체인 기술은 이같은 역할을 하며 새로운 문명을 만들어갈 것이다.  자아실현사회를 위해서는 교육제도, 경제시스템 심지어는 국가의 개념이나 가족의 개념 등 모든 것이 새롭게 정의되어야 한다. 현재 교육시스템으로는 지극히 개인적인 꿈과 끼를 제대로 육성하기 어렵다.  각자의 개별적인 삶의 의미를 잘 키워주기 위해서는 어쩌면 학교 시스템을 근본부터 뜯어고쳐야 할 지 모른다. 경제시스템도 마찬가지다. 유통, 생산 등에 기계노예들의 역할을 커지면 커질수록 인간의 역할은 달라져야 한다. 또한 기업이나 국가도 고도화된 개인과 기계노예들의 조합으로 새롭게 최적화되어야 한다. 아마도 그 구성은 지금보다 상상이상으로 축소될 수 있을 것이며, 그에 따른 비용도 획기적으로 줄어들게 될 것이다. 이렇게 새로운 환경을 조성한 기업이나 국가는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며, 전 세계의 유능한 자아실현인을 국민으로 불러들여 새로운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게 될지 모른다. 각 국가 간의 유능한 국민 영입경쟁은 그리 머지않은 장래에 현실이 되리라 생각한다. 이미 에스토니아는 인터넷을 통해 국민 영업을 시작했다.     


    블록체인 기술은 데이터의 유동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며 패러다임을 전환했던 인터넷처럼, 가치의 유동성을 폭발적으로  변화시키며, 개인을 고도화하고 이렇게 고도화된 개인들의 집단이나 환경을 고도화하는 혈관 같은 존재가 될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포함한 다양한 신기술들은 이렇게 개인과 환경 그리고 그 안의 모든 오브제들의 고도화를 통해, 물리적 연결보다 훨씬 더 중요한 정신적, 철학적 의미 구현에 기여할 것이다. 그러므로 기술 그 자체보다도 인문학적인 접근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특히 우리 삶의 모든 것을 품어내는 주거 환경은 무엇보다 중요하게 다뤄야 할 테마다.  


    인간이 중심이 되고 도시자체의 철학적, 지적, 정신적 가치를 추구하면서 그 안의 삶들과 긴밀하게 연결되고 그들 삶의 의미가 정교하게 촉진되는 그런 도시가 되어야 한다.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으로 자급자족이 가능하며(Zero Basic), 인류가 창조해 온 도시 문명이 내재화되어 어디에 있던 도시 문명을 향유할 수 있으며 (Urban Basic). 무엇보다도 구성원들이 지향하는 비전과 유기적으로 호흡할 수 있는 스마트한 도시가 필요하다.(Culture Basic) 필자는  이런 미래의 주거환경을 첨단자족도시 SiTi (Sustainable Intelligent Technology Integrated)라 부른다. SiTi가 인류의 새로운 주거환경이 된다면 인류는 지속가능해지고 또한 환경과 구성원이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총체적으로 지능적인 자아실현사회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개인의 고도화와 함께 주거환경의 고도화가 이어지고 이들이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창조하는 가치는 아마도 인류 문명을 한 차원 다른 세상으로 인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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