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로직'을 대체할 5가지 '살림'의 상상력
기후 변화가 일상을 위협하고, 기술은 우리 일자리를 대체하며, 좁혀지지 않는 경제적 불평등에 무력감을 느끼는 시대. 우리는 지금 여러 위기가 동시에 닥치는 ‘다중위기(Polycrisis)’를 온몸으로 겪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의 해결책들은 명백한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이때, 문제의 표면이 아닌 근원을 파고드는 SDX재단의 제안은 새로운 사회 경제적 아키텍처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단순히 또 다른 정책을 소개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시스템을 넘어,
생존에 대한 놀랍고도 희망적인 5가지 아이디어를 탐색하며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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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겪는 모든 위기의 뿌리에는 ‘머니로직(Money Logic)’이라는 거대한 시스템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머니로직은 ‘지배, 성장, 경쟁’을 동력으로 삼는 우리 문명의 운영체제(OS)입니다.
이 시스템은 한정된 지구의 자원을 ‘원자재 → 생산 → 소비 → 폐기’라는 단방향 선로 위에 올려놓고 끊임없이 소모해 왔습니다. 그 결과는 기후위기와 극심한 양극화입니다.
이제 머니로직 시스템은 스스로의 모순으로 인해 ‘작동 불능’ 상태에 진입했습니다. 실제로 한국 사회는 소득 증가율(1.2%)이 물가 상승률(3.6%)을 따라가지 못하고, 자산 상위 10%가 전체의 58.3%를 점유하는 극심한 불균형을 겪고 있습니다.
지금의 위기는 일시적 불황이 아니라, 하나의 문명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하는 거대한 전환기임을 알려주는 신호입니다. 기후위기, 양극화, 기술 실업이라는 다중위기는 이 시스템이 낳은 구조적 결과물이기에, 문제의 근원인 머니로직을 넘어서지 않고서는 근본적인 해결이 불가능합니다.
이처럼 낡은 운영체제가 멈춰 선 지금, 국가라는 중앙 서버에만 의존할 수 없다면, 우리는 어떤 분산형 아키텍처를 상상해야 할까요?
복합적인 위기 앞에서 국가라는 중앙집중식 시스템은 ‘구조적 과부하’에 걸렸습니다. 국가의 역할을 줄이자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국가가 국방, 외교와 같은 거대 담론에 집중할 수 있도록, 시민 스스로 생존의 ‘기초 체력’을 갖추자는 것이 ‘생존주권(Survival Sovereignty)’ 개념의 핵심입니다.
이 생존주권이 현실에서 작동하는 최소 실행 단위를 ‘살림셀(Salim Cell)’이라고 부릅니다. 살림셀은 국가 시스템을 보완하는 ‘분산형 생존 인프라의 표준 단위’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기본 요소(The 3 Basics)로 구성됩니다.
Zero Basic (자립): 에너지, 식량, 물을 스스로 해결하고 자원을 순환시켜 생존에 드는 비용을 최소화하는 물리적 기반입니다.
Urban Basic (연결): AI, 원격의료, 디지털 교육 같은 기술을 활용해 공간 제약 없이 도시 수준의 편의를 누리는 기능적 연결망입니다.
Culture Basic (의미): 돌봄과 문화를 통해 고립된 개인을 연결하고 공동체를 회복하여 삶의 의미를 채우는 관계의 토대입니다.
여기서 ‘살림’은 단순한 생계를 넘어, '살리다(to revive)'라는 어원에서 알 수 있듯 나와 이웃, 생태계 전체를 되살리는 총체적인 ‘생명 경영(Life Stewardship)’의 지혜를 의미합니다.
이렇게 시민이 생존주권을 갖춘 ‘살림셀’이 구축된다면, 기존 자본주의의 규칙 자체를 바꿀 새로운 경제 모델은 어떻게 가능할까요?
‘살림자본주의(Salim Capitalism)’는 기존 자본주의가 비용으로만 취급하거나 아예 보지 못했던 가치를 새로운 자산으로 만드는 혁신적인 경제 모델입니다. 보이지 않던 ‘살림’ 행위를 데이터로 측정하여 새로운 부(Wealth)의 원천으로 전환하는 두 가지 핵심 도구는 다음과 같습니다.
MCI (조각탄소이니셔티브): 에너지 자립, 자원 순환 등 일상 속 탄소 감축 활동을 정밀하게 측정하고, 그 성과를 ‘조각탄소크레딧(MCC, Mini Carbon Credit)’이라는 데이터 자산으로 전환하는 시스템입니다. 이는 우리가 지구와의 관계(Eco)를 개선하는 행위를 측정하여 실질적인 ‘기후 소득’의 원천으로 만듭니다.
살림바(Salim Bar): 이웃을 위한 돌봄이나 재능 기부 같은 공동체 기여 활동을 블록체인에 투명하게 기록합니다. 이는 사람과의 관계(Ethical)를 측정하는 도구로, 화폐가 아닌 공동체 내 신뢰를 증명하는 ‘신뢰 바우처’로 기능하며 무임승차를 방지합니다.
이 두 가지 데이터가 축적되면 외부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살림트로피(Salim Trophy)’라는 통합 자산이 됩니다. 이는 더 이상 선의에만 의존하지 않고, 살림 활동이 경제적으로도 지속 가능하도록 만드는 강력한 구조를 형성합니다.
살림셀이 생존의 하한선을 보장하고 새로운 부를 창출한다면, AI로 인해 사라질 일자리의 공포는 어떻게 기회로 전환될 수 있을까요?
AI와 자동화로 인한 대규모 일자리 소멸은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하지만 이를 인류가 고된 ‘생계 노동’에서 해방될 절호의 기회로 재정의할 수 있습니다. 살림셀을 통해 생존 비용이 획기적으로 낮아진 환경에서, 우리는 돈벌이를 넘어 자아실현과 공동체 기여를 위한 새로운 노동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이를 ‘살림노동(Salim Work) 또는 딥잡(Deep Job)’이라 부릅니다. 살림노동은 자신의 고유한 재능, 즉 ‘달란트’를 발견하고 발현하는 활동입니다. 밥을 짓고, 집을 고치고, 이웃을 돌보는 지극히 일상적인 행위들이 더 이상 기계적인 반복이 아니라, 자존감을 회복하고 삶을 충만하게 만드는 ‘가치 노동’ 또는 '성숙 노동'으로 재평가되는 것입니다.
살림노동의 결과물은 ‘성숙재(Maturity Goods)’라는 새로운 형태의 부를 창출합니다. 지혜, 문화, 돌봄 서비스와 같은 성숙재는 내가 가진다고 남이 못 갖는 희소한 재화가 아니라, 나누면 나눌수록 사회 전체의 가치가 커지는 ‘비경합재(Non-rival Goods)’입니다. 이는 희소성을 기반으로 한 머니로직을 넘어, ‘윤리적 풍요’를 만들어내는 새로운 경제의 가능성을 엽니다.
이처럼 개인의 소명과 공동체의 회복이 새로운 가치를 만든다면, 이 시스템은 AI와 같은 첨단 기술 산업의 발전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요?
AI 데이터센터와 같은 첨단 산업은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며, 이는 국가 중앙 전력망에 엄청난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이 딜레마를 해결할 의외의 열쇠가 바로 살림셀의 ‘분산 발전’입니다.
각각의 살림셀이 태양광 등으로 에너지를 자체 생산하고 소비하게 되면, 국가 전체의 전력 수요가 분산됩니다. 이는 중앙 전력망의 부하를 획기적으로 줄여주고, 그 결과 확보된 여유 전력을 AI 데이터센터와 같은 국가 전략 산업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합니다. 이처럼 살림셀의 확산은 기후 위기 대응(탄소 감축)과 미래 산업 발전(AI 전력 공급)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는 ‘이중 효과(Double Dividend)’를 낳는 매우 흥미로운 시나리오입니다.
이 다섯 가지 아이디어는 개별적인 해법을 넘어, 하나의 거대한 문명사적 전환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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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논의한 5가지 아이디어는 결국 붕괴하는 머니로직 시스템 앞에서 진정한 ‘생존주권(Survival Sovereignty)’을 확보하기 위한 실천적 구성 요소들입니다. 이는 ‘지배, 성장, 경쟁’의 머니로직에서 벗어나 ‘순환, 공존, 자율’을 중심으로 하는 살림로직으로 우리 문명의 운영체제를 근본적으로 재부팅하자는 제안입니다. 이것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의 일상을 ‘살림’의 관점으로 되돌아본다면, 무엇부터 시작할 수 있을까요? 거대한 전환은 우리 각자의 작은 상상과 실천에서부터 시작될 것입니다.
.>>> 자세한 제안서 내용은 아래 파일을 참조하세요 <<<
유투브 영상 : 살림셀, 벼랑끝 세상의 생존 설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