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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하진 Jan 13. 2020

지성사회(知性社會)와 라이프5.0

4차 산업혁명 이전과 이후의 사회변화에 대하여

    4차 산업혁명은 통념을 파괴하고 있다. 정치권을 흔드는 좌우의 이념 논리도  머지않아 머쓱한 과거가 될 것이다. 경제체제, 교육, 주거환경 등 모든 것을 개념부터 다시 세워야 한다. 양적인 성장에 치중해 왔던 인류 문명이 육체적 성장을 멈춘 성인의 모습처럼 변했기 때문이다.  양적 성장이 지금과 같이 계속된다면 기후위기, 양극화, 쓰레기 문제 등 마치 성인병을 앓는 환자처럼 인류기 막다른 곳에 다다를지 모른다. 하지만 그런 상황일수록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만들어내는 지혜를 발휘했던 것처럼,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더 나아가 지성적 성장으로의 혁신이 이루어져야 하는 때가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인류는 수렵채집 시대를 거쳐 농경사회, 산업사회 그리고 지식사회인 현재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근력과 감각 그리고 지적 능력마저도 대신해 줄 대안을 꾸준히 개발 해 왔며, 자신이 원치 않는 일을 누군가가 대신하기를 원했는데 그것은 바로 다른 사람들의 일자리였다. 하지만 그러한 일자리는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기계노예들의 활약이 거세지며 인간을 대신하고 있는 실정이다. 많은 사람들이 실직을 하게 되지만 이 또한 누구에게는 혜택으로 돌아온다. 한계 비용이 제로에 가까워지면 생활의 안정을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율배반적인 문제를 푸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다. 


     사라지는 일자리 대신에 무엇을 할 것인가? 또한 우리의 어떻게 삶을 살아가야 하는가?라는 보다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분명한 것은 사라지는 일자리는 되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의사던, 변호사던, 세무사던 어떤 일자리에 기계노예들이 정규직으로 취업을 하는 순간 해당 일에 종사하던 사람들은 순식간에 용도 폐기될 것이다. 기계노예들은 학습능력이 뛰어나고, 모두가 동일한 수준으로 학습이 가능하며, 24시간 내내 쉼없이 또한 불평없이 일을 수행할 수 있다. 그것도 몇 십 배 또는 수백 배 이상의 능력을 발휘하면서. 


    미래를 지성사회라 정의하는 이유는 이처럼 인간으로서 기계들과 차별화되는 거의 유일한 능력이 지성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지성은 근력, 감각, 지식마저 인공지능에게 의존하게 된 인간에게 남은 마지막 무기이다. 지성은 자신이 자연과 일치되는 존재임을 깨닫고 사랑과 책임감으로 끊임없이 해답을 추구하는 과정이다. 인류 역사는 이러한 지성적 가치에 의해 진화 되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이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미래를 특히 지성사회라 정의하는 것은 과거보다 많은 사람들이 기존의 일자리를 잃고 지성인으로서의 라이프5.0을 즐길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성인은 무언가를 스스로 행하는 과정에서 존재감과 정체성을 회복하고, 끊임없는 반복을 통해 지성적 가치를 창조해 내는 자들이다. 요리하기, 청소하기, 걷기, 명상, 공감, 사랑, 나눔, 일 등 돈으로 사버린 일상의 많은 것들이 우리에게 진정한 행복을 주는 일이었음을 깨닫고 그것을 통해 삶의 의미와 행복을 찾아가는 것이 지성인의 삶 즉 라이프5.0의 시작이다.      



    그렇다면 미래의 일자리는 바로 라이프5.0 그 자체가 된다. 라이프5.0의 반복을 통해 지성적 가치를 창조하는 과정이 삶의 의미가 되며, 그렇게 창조된 가치가 바로 성공의 징표가 된다. 따라서 지성사회의 일자리는 지극히 개인의 잣대에 빗대어 평가받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런 라이프5.0의 실천을 위해서는 기초생활의 안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게 되는 데 이것을 공동체가 함께 해결하는 방안을 찾아보자는 것은 신 주거환경의 개념이다. 


    아쉽지만 현대도시는 라이프5.0에 적절하다고 볼 수 없다. 현대도시는 그 규모만큼이나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중앙집중식 에너지 공급체계나 대규모 폐기물 처리 방식 등은 과거에는 기술적 한계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지 모르지만 갈수록 커지는 규모로 인해 지속가능성(비효율적 에너지 소비), 교통, 공해, 범죄, 폐기물처리, 주거 등 수많은 문제에 봉착해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시티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공룡 같은 도시에 좋은 옷을 입히는 형국이다. 또한 경제적 이익 동기에 근거하여 발전해 온 현대도시는 라이프5.0에 적합하지 않다. 따라서 도시의 근본적이면서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성인의 삶은 소소한 일상이 삶의 원천이기에 그것들을 다시 되돌려야 한다. 최소의 비용으로 그들 스스로 자급자족이 가능하도록 도시가 뒷받침을 해야 한다. 첨단기술을 적용하여 독자적인 에너지공급체계 및 자원의 완전한 순환시스템을 갖추어 유지비를 최소화하고 지속가능성을 강화하고(Zero Basic), 자아실현을 위한 공동체를 정교하게 설계하야 구축하고(Culture Basic), 지금까지의 도시문명을 원격으로라도 내재화하여 문명의 혜택을 누리도록 Urban Basic)하는 이 세 가지 요소를 갖춘 신개념의 도시를 Siti라고 부른다.  



    우리는 이러한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요소 즉 Zero Basic, Urban Basic, Culture Basic이 갖추어진 새로운 도시를 Siti라고 부른다. SitiS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스마트(Smart), 슬로 라이프(Slow Life), 자급자족(Self-sufficient). 자아실현(Self-actualized)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러한 것들을 뒷받침하는 기술(Intelligence Technology)을 포함(Integrated)하고 있는 도시(Siti)라는 의미가 된다. 이러한 Siti가 저개발국에 먼저 적용된다면 그것이 바로 유엔이 정한 지속가능한 발전에 부합하는 길이며, 미래 신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길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인공지능에 치이지 않고 자아실현을 추구하는 지성인의 삶을 확산하여 지성사회를 공고히 하는 길이다. 


    지성사회를 위한 새로운 시민의식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지금의 교육은 정말이지 무의미하며 경제적 손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미래를 좀먹고 있을 뿐이다.  현재의 교육으로는 아무리 노력을 해도 인공지능을 따라갈 수 없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지성인이 되기 위한 정체성이요. 자존감이요, 공감능력과 창조력이다. 기존의 학교에서는 개별 학생들에게 제공할 수 없는 것들이다. 경제 시스템도 양적 성장 구조로는 지속가능 하지 않다. 오히려 저성장 구조가 자연스러운 사회가 지성사회일지 모른다. 저출산 문제도 그런 변화를 이해하면 엄청난 세금을 투자해야 하는 일인지 반문해 볼 일이다. 머지않아 인간인지 사이보그인지 구분이 어렵고 로봇들도 엄청나게 쏟아질텐데 굳이 애를 낳아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일의 개념이 지성적 가치 추구라고 하면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웃을지 모른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노예가 되지 않으려면 인간의 무기를 잘 쓸 수 있어야 한다. 이미 아주 초기 단계의 인공지능을 탑재한 네비게이터 명령조차도 거역하지 못하고 종속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매우 심각한 상황이 예상된다. 좀비 영화가 현실이 되는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하루 빨리 자급자족을 일상화하고 자아실현을 위한 공동체를 구축해야 하며 지성적 가치를 창조해서 인류와 자연에 기여하는 삶을 추구하는 지성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추구하는 가운데 행복을 느끼며 이것이 반복되는 가운데 경지에 오르고 어느 덧 절정을 경험하게 될 때 세상을 다 가질 수 있게 되는 라이프5.0 즉 지성인의 삶을 다수가 누릴 수 있을 때 지성사회는 꽃 피게 될 것이며, 상상을 초월하는 일을 하며 지성적 가치를 창조하는 성공적인 지성인이 이 지구 상에 많아질 때 인류는 또 다른 역사를 창조하게 될 것이다. 




    라이프5.0을 실질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동체를 우선적으로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의 공동체라는 것은 대부분이 경제적 공동체라고 할 수 있으며 그렇지 않은 경우는 종교적 공동체 정도를 생각해 볼 수 있겠는데 지성사회에서는 자아실현을 위한 공동체가 형성되어 그들이 상부상조하여 최소한의 기초생활을 안정화하는 노력을 함께 추진해서 적어도 기초생활만큼은 공동체 차원에서 안정화될 수 있도록 한다. 이 과정에서 구성원들은 일정부분의 재능기부를 하여 화폐에 종속되지 않는 자급자족기반을 마련하게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렇게 되면 최소한의 삶에 안정을 꾀할 수 있으며, 나머지 시간을 자아실현에 투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과정에 공동체는 상호관심사에 따라 상부상조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집단지성을 발휘하여 부가가치를 생산해 내는 Community Factory라는 개념의 새로운 생산방식으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일상을 즐기는 가운데 공동작업이 이루어지고 이것이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상품이 되어 확산된다면 새로운 형태의 성공모델이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지성사회는 기본적인 일상생활을 스스로 행하는 가운데 정체성과 자존감을 회복하고,  자신의 삶에 의미를 담은 무언가를 반복하는 가운데 행복을 찾고 지성적인 가치를 창조하고 이를 나누는 지성인의 삶을 살아가는 자들이 주인이 되는 사회이다. 이러한 라이프5.0를 실천하기 위한 새로운 스마트시티인 Siti의 개발 및 실증을 통해 전 세계에 도시 브랜드인 Siti의 개념과 함께 다양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동반 수출될 수 있도록 해서 지구촌이 Siti의 확산으로 기후변화, 양극화 등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인류가 필요로하는 상상 이상의 지성적 가치를 창조하는 새로운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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