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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하진 Jan 19. 2022

개인의 탄소감축활동은 왜 중요한가?

기후문제는 사는 방식의 주요 변화를 기꺼이 받아들여만 가능하다

2020년 5월에 영국 리즈 대학교, 독일 베를린 공과대학교 등 국제 연구진들은 전 세계 7,000개의 연구를 분석하여,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10가지 방법을 발표했습니다. 이 10가지 중에 가장 효과가 좋은 것은 ‘자동차 없는 생활’을 하는 것으로 1인당 년 간 평균 2.04ton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그 다음은 ‘전기차  타기’(1.95ton), 그리고 ‘매년 장거리 여행 1회 줄이기 (1.68ton)’이었습니다.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지만 실제로 개인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 흔히들 재활용을 잘하고, 쓰레기를 줄이고 대중교통 이용하는 정도를 생각합니다. 그래서 플라스틱 컵을 사용하는 것에는 민감하지만 가정에서의 에너지 효율 개선이라든가, 자동차 관련 탄소감축 활동에 대해서는 둔감한 편입니다. 


실제로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에 따르면 교통수단은 전체 탄소배출량의 약 23%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그 중 항공기가 단연 1위입니다. 교통수단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방법은 물론 친환경 교통수단으로의 전환일 겁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공회전제한장치를 부착하거나, 에코드라이빙을 실천한다거나, 가급적 대중교통을 활용하여 탄소배출을 모두가 조금씩이라도 줄여 티끌모아 태산을 만든다는 속담처럼 탄소감축에 나서는 일일 것입니다. 


전 세계 15억 대 이상의 자동차가 돌아다니고 있고 매년 4% 성장을 하며, 10년 전에 비해서는 거의 두 배가 증가한 상황입니다. 이 차들이 탄소제로에 도달하려면 과연 몇 년이 걸릴까요. 선진국은 전기차로 바꾼다고 하더라도 중고차들은 저개발국가로 흘러들어가 계속 탄소를 배출하게 될 것입니다. 결국 15억 대의 자동차가 모두 바뀌지 않는 한 탄소배출은 계속됩니다. 우리만 깨끗해지면 된다는 생각은 의미가 없습니다. 우리는 하나의 배에 타고 있는 공동생명체니까요. 


사실 아무생각 없이 사용하는 에어콘도 따지고 보면 내로남불의 전형적인 제품들입니다. 에어콘 냉매가 기후위기에 탄소보다 더한 주범이기도 하지만 에어콘으로 인해 밖으로 배출되는 공기는 도시를 뜨겁게 만듭니다. 나 좀 시원하자고 배출한 뜨거운 열기는 밖에 있는 우리에게 고스란히 영향을 줍니다. 만약 서울시 전체 에어콘을 동시에 사용하지 않는다면 서울의 온도가 얼마나 낮아질까 궁금합니다.  제가 이런 말을 한다고 에어콘을 끄고 산다고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저도 아무 생각 없이 에어콘을 켜고 사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뭔가 방법을 좀 강구해 보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는 것이지요. 조금이라도 공동체를 생각하고, 지구를 생각하는 우리의 행동변화를 어떻게 하면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해보자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구를 한 몸처럼 생각하는 인식의 전환으로부터 탄소감축 활동을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말을 쉽지만 너무 거대한 생각이라 나와 무관한 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디지털 전환 기반이라면 도전해 볼 만 하지 않을 까 생각합니다.  


우선 우리 개인들의 인식 전환이 중요합니다. 사단법인 에코맘코리아(하지원 대표)는 이러한 인식 개선을 위한 환경교육을 12년 째 지속해 오고 있습니다. 수십 만 명이 환경교육을 받았고 매년 3만 명 정도가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정말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이죠. 앞으로는 디지털 기반을 확충하여 더 많은 사람들에게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디지털 기반의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SDX재단은 탄소감축위원회(CRC)를 설립하고 ‘개인들의 탄소 감축에 대한 성과를 측정하고 이제 대한 적절한 보상을 통해 지구시민 모두가 기후위기 대응에 함께 참여하여 지속가능한 지구촌 만들기’에 힘을 보태고자 합니다.  


우리 한 번 상상을 해 보죠. 5천만 국민이 모두 나서 내가 타는 자동차에서 1톤의 탄소를 줄인다고 생각해 보자구요. 또 집안의 에너지 시스템을 개조하여 2톤의 탄소를 줄인다면 어떨까요. 이러한 행동을 지구시민이 함께 참여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당장에 BTS가 그들의 펜들과 함께 탄소 1톤 줄이기를 실천한다면 1억 톤의 탄소를 금방 줄일 수 있을 겁니다. 만약 그들의 행동이 평가받고, 그에 따른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지고 그 결과를 명확하게 알 수 있다면 개인들의 행동은 더더욱 가속화되지 않을까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개인들이 기후행동에 참여하는 것은 바로 공급이 아닌 수요에 의한 기후대응이라는 점입니다. 수요가 없으면 공급은 무의미해집니다. 불가능해 보이는 이 수요측면의  파워는 디지털플랫폼에서는 자주 경험하는 현상입니다. 무명 예능인이 유투브의 조회수로 스타되는 것이 좋은 예입니다. 물론 여전히 플랫폼 사업자의 횡포가 회자되기도 하지만 앞으로 그 부분도 블록체인이나 메타버스 등 다양한 기술발전으로 인해 수요자 즉 개인의 파워는 더욱 확대될 것입니다. 기후위기 대응도 결국은 정부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요 우리 아이들의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가 나서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가장 효과적인 기후위기 대응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가 거부하는 행동을 정부가 할 리가 없잖아요.


그렇다면 어떻게 체계적으로 전개해 나갈 것인가?


우선 우리 지구시민(Greeners)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 지 행동요령을 제시하고 교육해야 합니다. 앞서 영국에서 발표된 자료만 보더라도 교통수단이나 집의 에너지 효율 등이 탄소감축에 훨씬 중요한데 이런 점을 개인들이 잘 모르고 있는 것이죠. 따라서 우리가 한 행동이 실질적으로 효과가 극대화되는 방법으로 이루어져 정말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행동요령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적, 시스템적 효용성도 면밀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분리배출이 제대로 된다 하더라도 분리수거 및 처리 과정이 정말 효과적이고 경제성있게 되는 지 꼼꼼하게 전 과정을 살펴서 우리의 행동요령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쪽에서는 열심히 분리 배출을 하는 데 다른 한 쪽에는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과연 제대로 재활용이 되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습니까? 만약 그렇다면 재활용에 공을 들일 필요가 없는 것이죠. 투자대비 효과가 확실하려면 전 과정을 통해 내 행위가 어느 정도를 기여했는지 파악이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일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개인들의 행동을 정확하게 기록하고 평가하고 보상하는 플랫폼(Green Platform)을 구축해야 합니다. 


개인들의 탄소감축은 아주 미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모아 유의미한 수준의 탄소감축을 이루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런 노력에 지자체나 기업들의 확실한 지원은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따라서 개인들의 활동상황은 물론이고 지자체나 기업들의 지원상황도 점검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탄소감축지수(CRI)를 통해 구성원들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을 지원하는 대상조직의 정책이나 프로세스, 프로그램 등을 함께 조사하여 대상조직의 자발적인 탄소감축 활동을 평가하여 그들에게 방향을 제시하려고 합니다.  


탄소감축 관련한 다양한 지표들이 있겠지만 CRI는 특별히 개인들의  탄소감축 활동에 관한 지표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수요자들의 자발적 참여가 탄소감축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들의 활동량을 평가하는 것이 우선이고, 그리고 그들을 지원하는 지자체나 기업의 노력을 평가하는 지표가 CRI 인 것입니다. 


CRI 평가로 인한 기대효과를 살펴보면,


첫째구성원들의 참여를 확대하여 수요자 중심의 탄소감축 활동을 활성화합니다     

탄소감축 활동의 핵심은 개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이들의 참여와 활동를 독려하는 제도적 장치와 효과적인 행동강령 등이 제시하여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탄소감축 활동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탄소감축 효과가 큰 교통수단이나 에너지 부분에서의 행동강령에 비중있게 다뤄야 하며, 재활용의 경우도 실질적인 효과가 구현되는 지 전 과정을 검토한 후에 적합한 행동을 제시해야 합니다.  이런 부분들이  CRI 평가를 통해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그린플랫폼에 기록된 개인들의 활동상황은 그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는 기초자료가 될 수 있으며 이 플랫폼을 통해 많은 혜택이 주어질수록 더 많은 그리너스가 참여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조직의 예산이나 정책을 보다 효과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공합니다     

ESG경영을 해야하는 기업이나 지자체가 그 예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려면 수요자 중심의 정책을 펼쳐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을 펴도 구성원들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전기차 몇 대를 구매할 예산으로 탄소배출이 심한 관용차에 공회전제한장치를 부착하여 모든 차량이 탄소감축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을 수 있지만 이에 대한 평가지표가 없다면 행동으로 옮기기가 쉽지 않습니다. CRI 는 이런 실질적인 효과가 있는 정책이나 프로그램이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합니다.

또한 개인들이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재활용, 재사용, 리폼 등도 전 과정을 검토하여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열심히 재활용을 실천하는데 또 다른 일부가 그렇지 않다면 과연 그렇게 모인 자원이 우리가 기대하는 만큼 효율적으로 처리 될 것인지 개인들도 잘 모르고 지자체도 잘 모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전과정을 검토하고 확실하게 효과나는 시스템 도입과 행동강령이 마련되어야 하며 그 결과는 공유되어야 합니다. 


셋째한 조직의 구성원들의 활동은 지구시민의 활동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기후위기 대응에 참여하는 개인이 많아질수록 우리는 티끌모아 태산을 만드는 기적을 실현 할수 있습니다. 

결국 더 많은 개인이 탄소를 줄이는 것만이 가장 근본적인 대책이며 이를 실천하도록 기업이나 지자체가 지원하여 보다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탄소감축이 이루어지게 해야 합니다.   

사실 디지털기반의 수요자 중심의 탄소감축활동을 지원하는 시스템은 저개발국가가 갖추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그들이 우리 중고차를 타면서 탄소배출을 하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는 일입니다. 우리가 만든 그린플랫폼이라면 그들에게도 적절한 보상이 가능하도록 하여 탄소감축에 나설 수 있도록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수요자중심의 탄소감축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확산하여 기후위기 대응에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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