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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하진 Apr 22. 2022

도시ESG,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

도시OS를 중심으로 

도시 ESG,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


  요즘 기업의 화두는 ESG다. 재무적 요소와 함께 환경(Environment), 사회(Society) 및 지배구조(Governance)와 같은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하는 것이 조직의 사명이 되어간다. 투자자들 또한 ESG를 투자의 중요한 변수로 받아들이고 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글로벌 자산 소유자의 80%가 이미 ESG를 투자 프로세스에 통합한 것으로 나타났고, 이러한 추세는 2035년에는 약 90%에 이를 전망이라고 한다. 투자시장을 움직이는 큰손들이 ESG에 주목하고 관련 투자를 늘리는 이유는 ESG가 비재무적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이익과 그에 따른 투자 수익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봤기 때문이다. ESG 등급이 우수한 기업들이 수익률도 우수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추세는 이제 기업투자 뿐만 아니라 정부나 비영리단체 더 나아가 건물이나 도시 등의 평가 기준에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ESG가 시대적 화두가 된 배경은 무엇이고, 이런 추세에 따라 도시는 과연 어떻게 변화되어야 할지 생각해 보고자 한다. 


   ESG가 강조되는 배경에는 무엇보다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지구적 문제가 존재한다. UN의 기후변화 정부협의체 IPCC는 최근 6차 보고서를 내고, 2019년에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200만 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최근 기온 상승 추세가 더욱 빨라져 10년마다 0.2℃씩 오르고 있는데 이 추세라면 기온 상승의 마지노선인 1.5℃에 도달하는 시점이 2040년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2018년에 발간한 <1.5℃ 특별보고서>에서 예상했던 2052년 보다 무려 10년이 앞당겨진 것이다. 지구의 온도변화를 억제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의 86%는 이미 배출된 상태이고, 남아있는 배출 허용량은 4천억 톤에 불과하다고 한다. 또한 이러한 기후위기를 초래한 주범이 인간이라는 점도 명확히 했다.


   이제 18년 후인 2040년까지 1.5℃도 온도 상승을 억제하지 못하면 인류는 지구에서 사라지는 또 하나의 생물종이 될지 모론다. 시간이 갈수록 기후 변화, 해수면 상승, 강력한 태풍, 가뭄, 홍수, 산불, 펜데믹 등 자연재해가 빈번해 지고 농업, 수산업 등도 타격을 받아 생산량에 차질이 빚어지거나 아예 생산이 불가능한 상황도 발생할 것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주요 100대 농작물 중 71개의 수분매개체인 꿀벌과 나비의 40%가 멸종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한다. 생태계가 파괴되고 여러 생물종이 멸종이 되면 결국 우리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식량 부족, 기후 난민 발생, 양극화에 의한 갈등 등 다양한 사회적 병리 현상을 겪게 될 것이다.  


    IPCC는 2021년 8월 제1실무그룹 보고서(자연과학)를 시작으로 2022년 2월 제2실무그룹 보고서(영향과 적응)를 발표했고, 이번 2022년 4월 5일 제3실무그룹(WG3)의 6차 보고서(AR6) ‘기후변화의 완화’편을 공개했다. 195개국의 400여명의 대표가 만장일치로 채택 한 이 보고서에서 산업, 농업 등 사회 전 부문에서의 탄소 감축 노력, 에너지 효율 개선, 생활 습관의 변화와 같은 구체적인 감축 방안과 효과를 제시하면서, 2019년 기준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2030년까지 43%, 2050년까지 84%를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후금융에 대해, 한 챕터를 할애하여 자본의 올바른 기여를 통해 지속가능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앞으로 국제사회는 기후위기 대응에 적극 나설 것이 분명하며 그 기세는 더욱 강해질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획기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기업이나 정부 등은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수요를 감당해야만 하는 엄청난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펜데믹으로 인해 마스크가 불티나게 팔린 것이 그 좋은 예이다, 돈이 된다고 나중에 따라 간 기업들이 쪽박을 차는 것도 반복되는 역사다. 이런 측면에서 기후위기는 한마디로 위기이자 기회이며 미리 준비하는 자들에게는 인류 역사 상 가장 큰 기회가 될 지 모른다. 


   그런데 기후위기는 기술적 혁신만으로는 결코 성과를 이룰 수 없다. 여전히 탄소배출을 통해 돈을 벌고 있는 기득권자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으며, 과학자들의 경고를 눈 앞에 이익에 현혹되어 무시하는 사례가 여전하다. 넷플릭스 영화 '돈룩업'이 이러한 현상을 잘 꼬집어주고 있다.  6개월 뒤에 지구에 충돌하는 혜성이 있다고 경고하는 과학자의 외침에 대응하는 각국의 지도자들의 모습은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기후위기를 먼 훗날의 이야기로 치부하거나 그저 좀 색다른 자연현상 정도로 인식하려는 세력이 존재하는 한 이 문제는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다. 산업화 이후 인간중심의 산업문명이 초래한 기후위기 문제이지만 지금의 문명 수준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는 생각이다. 이제 지구 중심의 생태 문명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져야만 한다. 우리 모두가 운명공동체이며 그래서 너와 나를 가리지 않고 모두 공존하는 또한 이 지구 상의 모든 생명체들과도 공존하는 생태 문명을 창조해야만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이다. 만약 이런 문명의 업그레이드에 실패한다면 지구는 인간을 영원히 퇴출하려고 할 것이다. 사실 자신의 운명공동체라는 개념에 나와 가족 그리고 국가와 민족 정도가 포함되어도 매우 확대된 인식이다. 지구촌 내의 모든 인간을 운명공동체라고 받아들이는 자가 얼마나 되겠는가. 더욱이 모든 식물과 동물까지도 공동체에 일원으로 받아들이다는 것은 성인 레벨이 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기후위기는 우리 모두가 운명공동체라는 인식을 공유할 때 해결될 수 있는 문제여서, 지구 중심의 생태 문명으로의 업그레이드가 기술혁신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지구 중심의 생태문명으로의 진화를 추구한다는 것은 현실세계를 관리대상으로 인식하고 최적화, 효율화, 선순환 체제 구축 등 지금까지의 양적성장, 확장, 개발을 위한 파괴 등의 패러다임을 깨고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 일이다. 어쩌면 역주행도 필요할 지 모른다. 대신에 디지털 전환을 통해 디지털세상에서의 가치창조는 무한하게 확장해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지구중심의 생태문명을 꽃피워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도시를 바라보는 시각 또한 큰 변화가 필요하다. 지금의 도시는 양적 성장을 위한 무대였다.과소비가 상식이고 낭비와 쓰레기가 넘쳐나도 오로지 탐욕으로 부자가 되기 위해 달리는 사람들이 가득한 곳이 도시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므로 도시는 인간들과 함께 기후위기의 공범쯤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이미 세계 인구 중 대략 76%가 도시에 거주하고 있는데 특히 우리나라는 93%가 도시에 거주한다. 탄소를 배출하는 소비자의 대부분이 도시에 거주한다는 뜻이고 이들의 무의식적인 소비가 기후위기를 재촉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도시를 개혁하는 것은 기후위기 문제해결에 무엇보다 중요한 변수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도시의 환경(E)을 획기적으로 개혁하고, 생태 문명으로의 발걸음을 재촉해야 하며(S), 수준 높은 인간들의 공동체(G)를 구축해야 한다. 그렇다면 도시 ESG는 무엇부터 어떻게 접근해야 할 것인가.


   1) 자급자족 기능이 보완되어야 한다. 


   요즘 자주 거론되는 자족도시라는 개념이 있다. 하지만 진정한 자족도시로서의 기능을 갖춘 도시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메가시티인 서울의 경우도 에너지나 물, 식량 등을 외부로부터 공급받도록 되어 있어 자족도시라 말하기 어렵다. 기후위기로 인한 자연재해, 식량위기, 물 부족 등에 대응하려면 탄소배출의 주범인 에너지원으로부터 생태적 에너지로의 전환 및 자립, 또 다른 탄소배출의 주범인 농업, 축산업으로부터 생태적 도시 농업으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따라서 신재생에너지, 스마트 팜 등 다양한 기술을 활용한 식량 자급, 물 자급 등 완전한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해야 하며, 단기적으로는 직주근접, 에너지의 효율 증대, 디지털 전환 등 첨단의 기술을 활용하는 탄소감축 노력을 시급히 추진해야 한다. 지금처럼 대규모의 중앙집중식 공급망은 생산과정이나 유통과정에서 많은 탄소배출이 발생한다. 가급적 신재생에너지로 현장에서 생산하고 소비하고 선순환까지 이루어지는 생태적인 형태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이렇듯 소규모 공동체가 자급자족 기반을 갖추게 되면 이웃 공동체와의 잉여자원 교환을 통해 공영을 추구한다. 이것이 전력망에는 마이크로그리드라는 개념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거대한 에너지 마피아들은 이를 방해하고 있다. 우리 개인들은 기후 위기 대응 식단을 바꾸는 작업도 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도시 내에서 에너지 자립, 식량 자립을 추진하고 쓰레기 등을 완벽하게 처리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는 작업 등 도시의 변신은 매우 힘들고 어려운 작업이 되겠지만 반드시 실천해야 하는 과제이기도 하다.


  2)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가 만들어져야 한다.


  펜데믹은 언택트 문화를 전 세계인들에게 불과 2년 만에 학습시켜버렸다. 그로 인해 탄소배출은 일시적으로 정체되었고 사람들은 디지털전환 기반의 언택트 문화를 일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이제 일과 휴식이 혼재되는 삶 속에서 자신의 꿈을 실현하면서 주체적인 삶을 추구하려는 욕구가 강해질 것이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지금까지 우리가 일이라고 생각하는 도구적인 일들은 인간으로부터 기계에게 빠르게 넘어가고 있다. 펜데믹 이후 불과 2년 만에 대부분의 상점에서 기계가 주문을 받고 있는 것이 좋은 예이다.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로봇들이 광범위하게 인간을 대신하게 될 것이다. 이런 흐름은 신께서 인간에게 부여한 가장 파워풀한 능력인 상상력을 구현하는 욕구가 펼쳐지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매슬로우가 주장한 인간의 욕구5단계 중에서 최상의 단계인 자아실현 욕구가 구현되는 세상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우리 중 일부는 오래 전부터 이런 삶을 살았지만 이제 그 대상이 점점 확대되고 궁극적으로 인류 모두가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단계로 나아가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 보는 것이다. 기후위기는 어쩌면 이런 인간의 욕구를 실현하는 다음 단계의 문명을 재촉하는 기회인 지 모른다. 어찌 되었건 자아실현을 추구하려면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이룰 수 있는 것이고. 그러자면 최소한의 먹고사는 문제는 해결이 되어 있어야 한다. 이런 이유로 기본소득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지만 필자는 그것을 돈으로 보상하기 보다는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자급자족을 위한 일상은 자존감을 고취하는 수단이며, 재능의 발아를 기대할 수 있는 터전이 된다는 점 때문이다. 따라서 같은 곳을 지향하는 자들이 협동조합 같은 것을 구축하고 기초생활을 함께 해결 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그런 기반 위에서 자신들의 자아실현이 극대화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인류 문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엄청나게 다양한 일자리를 만나게 될 것이다. 안타깝게도 지금의 도시는 이런 기능이 결여되어 있다. 


  3) 공동체 문화가 활성화 되어야 한다.


  요즘 다양한 팬덤(fandom)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그 종류는 헤아릴 수 없이 많아지고 있으며 앞으로 더 세분화되고 다양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공감과 유대감으로 행복을 추구한다. 주체적인 삶을 추구하는 가운데 팬덤과 같은 공동체는 수평적인 관계를 통해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 또한 이런 활동은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내는 공장과도 같은 존재다. 어찌되었건 이러한 공동체 문화가 도시에 스며든다면 도시는 매우 열정적인 공간으로 변모할 것이다. 이렇게 창조된 가치는 다른 이들의 공감의 크기에 따라 취미활동이 되기도 하고 기업으로 확대될 수도 있으며,  더 나아가 산업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런 공동체 문화도 기존 도시에서는 지속가능하기 어렵고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대학로에 연극인들은 연극으로만 삶을 영위하지 못하고 투잡, 쓰리잡을 해야 한다. 주거지 또한 산재되어 있다. 이를 극복하겠다고 지역으로 내려가 연극인 마을을 만들어 보지만 여전히 연극만으로는 지속가능하지 않기에 실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자급자족 기반과 도시기능의 내재화 등을 통해 공동체와 팬덤 문화가 지속가능한 도시가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미래의 신상품을 만들어내는 새로운 산업단지가 되는 도시가 될 것이다. 안타깝게도 기존의 도시는 이런 기능들이 산재되어 있으나 체계적으로 모여 구성원들의 가치 창조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 있지 않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필자는 다음과 같은 첨단자족도시 개념을 제시하고자 한다. 


   미래의 첨단자족도시 Siti(Sustainable Intelligent Technologies Integrated)는 자아실현을 추구하는 공동체(Culture Basic)를 위하여 자급자족기능(Zero Basic)을 갖추고, 도시기능을 내재화(Urban Basic)한 스마트시티를 의미한다. 


   Siti는 기존의 도시와는 다르게 특정한 공동체를 중심으로 그들의 상상이 전개되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 그러니까 도시 공급자들이 일방적으로 기획하여 주거시설, 상업시설, 업무시설 등을, 분양을 목적으로 기획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낼 특정한 공동체가 중심이 되어 이들의 무대와 일반적인 도시기능 그리고 자족기능이 갖춰진 도시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Siti는 자급자족 기능(Zero Basic)과 도시기능의 내재화(Urban Basic)가 필수적으로 갖춰져야 하며, 그 기반 위에 특정한 공동체 문화(Culture Basic)가 만개할 수 있는 형태의 스마트 시티를 의미한다.



   Zero Basic Siti는 에너지와 물, 식량을 도시 내에서 생산하여 자급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한다. 우선 이러한 인프라를 활용하는 협동조합을 구성하고 주민들 모두가 조합원이 되어 기초생활을 안정화하는 데 참여하도록 한다. 이런 활동을 통해 기초생활을 안정시키고, 보다 많은 시간을 자신의 재능에 마음껏 투자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런 조합 활동은 기초생활을 스스로 해결한다는 자존감을 고취시키고,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육성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한다. 또한 조합원 활동을 통해 공동체 문화를 확산하고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다. 에너지 생산, 물의 순환, 쓰레기 처리, 재활용, 재사용, 스마트 팜, 공용 식당 운영, 탁아시설 운영 등 다양한 일자리가 조합원들에 의해 만들어질 수 있으며 최소한의 시간을 할애하여 기초생활이 해결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완전한 순환체제, 물류의 최소화, 외부 생태계와의 공존을 추구한다. 이렇게 되면 전 세계에 어느 지역에서도 지속가능한 도시 건설이 가능해 질 수 있다.


  Urban Basic 지금까지 도시에서 누릴 수 있는 다양한 컨텐츠를 Siti에서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매우 중요하며 이런 기능이 부족하면 축소도시를 면하기 어렵다. 펜데믹으로 인해 우리는 언택트 문화가 아주 짧은 시간에 상식이 되는 것을 경험했고, 이제는 원격 교육, 원격 의료 등이 낯설지 않은 상황이 되었다. Siti가 어디에 구축되든 강력한 통신망만 있다면 세계 최고의 교육이나 문화, 그리고 의료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새로운 교통수단인 UAM, 드론, 자율차 등을 활용하면 지리적 한계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메가 시티가 주는 다양한 이점을 내재화하여 진정한 스마트시티를 추구해야 한다.  


   Culture Basic 기초생활의 안정을 위해 협동조합이 필요하다면 자아실현을 위한 팬덤 문화도 필요하다. Siti는 도시가 가지는 색깔이 분명할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대학도시, 기업 도시, 스포츠 도시 같은 것이다. 도시 특성에 맞게 최고의 인재들이 모여들 수 있은 인프라가 자생적 또는 인위적으로 구축되어야 한다. 그러니까 애초에 도시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구성원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가 필요한 것이다. 예를 들어 자생적으로 서퍼들이 모여들기 시작한 양양이 ‘서핑Siti’가 될 수 있다. 지자체가 서퍼들이 원하는 위치에 그들이 필요로 하는 시설을 제공하여 서퍼들의 공간을 확장한다.(Culture Basic) 그리고 배후에 그들이 최소한의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한 자급자족을 위한 협동조합이 운영되도록 하면서(Zero Basic) 최고의 학교나 의료시설 등 도시 기능을 내재화(Urban Basic)하여 메가시티와의 격차를 최소화한다. 아마도 시간이 흐를수록 서퍼들의 천국으로 진화된다면 서핑을 뛰어넘는 새로운 가치가 창조될 수 있으며, 이러한 가치에 공감의 크기 커질 수록 서핑Siti 양양은 서핑의 메카가 되면서 새로운 산업의 중심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생활이 안정된 가운데 공동체와 팬덤문화가 있어 취미가 일이 되는 선순환 구조의 Siti 는 지금의 산업단지와 같은 역할을 하기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러한 다양한 Siti로 구성된 수평적 구조의 메가시티가 탄생한다면 기후위기 대응에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Siti는 ESG를 추구하는 도시의 대명사가 될 수 있으며 Siti의 확산이 곧 지구를 살리는 길이 될 것이며 사라지는 일자리 대신에 진정 행복한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길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이런 Siti를 확산하기 위해 어떤 일들이 필요한 지 정리해 보자. 


    1) 기존의 법체계를 벗어난 특구지역에서 모델 Siti를 건설해야 한다. 


    기존 도시를 통제하는 수많은 법들이 존재하는 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도시 건설은 불가능하다. 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모든 나라가 다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먼저 나서서 특정 지역에 특구를 만들어 미래 도시를 마음껏 구상하고 모델 도시를 만들 수 있도록 한다면 그 자체로 상설 미래도시 엑스포 장소가 될 수 있다. 아마도 세계인들의 명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 새만금은 세계적으로도 최적의 장소라 생각한다. 우선 새로운 매립지에 이러한 특구를 설정하고 전 세계 새로운 미래도시를 만들고자 하는 국가에게 땅을 임대해 주고 그곳에 마음대로 미래도시를 짓게 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에서는 새로운 미래도시를 건설하는 데 필요한 모든 자원이 단시간 안에 공급될 수 있는 배후 산업이 존재하는 어쩌면 거의 유일한 나라라고도 볼 수 있다. 철강, 화학 산업부터 반도체 산업에 이르기까지 좁은 땅 안에 미래도시를 위한 소재가 다 존재하면 매우 빠르게 지원이 가능하다. 각 나라 전문가들이 모이면 그곳에 미래도시 표준을 만드는 기구나 연구소들도 들어설 수 있다. 한마디로 미래도시 메카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2) 도시OS를 설계하고 플랫폼 위해 도시기능을 탑재해야 한다. 


    도시OS란 도시를 구성하는 다양한 기능들이 통합되어 관리될 수 있는 일종의 플랫폼이라 할 수 있다. 에너지, 물, 쓰레기처리, 식량, 교통, 안전, 교육 등 다양한 기능의 데이터를 집적하고 이를 종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려는 플랫폼을 의미한다. 이렇게 되면 지능을 가진 도시로 변모할 수 있고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매우 스마트한 도시로 진화될 수 있다.  




    도시OS가 제대로 작동을 하게 되면 도시가 가진 다양한 기능이 최적화될 수 있으며 그에 따른 에너지 절감이나 비용 절감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0년 후반에 스마트폰이 출현하여 순식간에 전 세계인의 손에 스마트폰이 마치 몸에 일부분처럼 되어버린 것은 스마트폰이 동일한 OS기반의 플랫폼이었다는 점이다. 하나의 기기에 카메라, MP3플레이어, 네비게이터 등등 헤아릴 수 없는 앱들이 탑재될 수 있었고 그로 인해 생산된 데이터는 모두에게 공유되면서 시너지를 창조했다. 그 이전에 스마트폰이라고 주장하던 기기들은 그러한 플랫폼 기반의 데이터인프라가 아니라 그저 스마트한 기기에 불과했던 것이다. 도시도 마찬가지다 지금 스마트시티라고 하는 것은 하부구조를 그대로 놔 둔 채 기능을 조금 스마트하게 만드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는 진정한 스마트시티라 할 수 없으며 결코 효과적이지도 않다. 오히려 비용 부담만 더 해지는 꼴이다. 진정한 스마트시트는 도시OS를 기반으로 플랫폼 위에 도시의 각종 기능이 탑재되는 형태가 되어야 하며 그렇게 생산된 데이터는 충분히 활용되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진정한 스마트시티가 된다. 이렇게 되면 도시 스스로 지능적으로 진화하게 될 것이며 보다 최적화된 도시 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다. 당연히 인건비를 포함한 비용이 줄어들게 될 것이고, 심지어는 블록체인기술이나 DAO를 활용하여 주민 자치도 용이해 진다. 이런 기반을 구축하는 것 자체가 도시가 ESG를 추구하는 것이 되며, 이로 인한 에너지 전환 및 절감, 서비스의 최적화 등이 가능해 진다. 



  그러나 기존 도시에 도시OS 탑재하고 플랫폼 기반으로 도시의 다양한 기능을 통합하는 것은 엄두도 내기 힘든 아주 어려운 과제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인류가 당면한 기후위기를 해결하고 인간중심의 산업문명에서 지구중심의 생태문명으로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내야만 하는 지금의 인류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반드시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해결해야만 하는 과업이라는 점 또한 확실하다. 


   지금까지 도시ESG의 필요성과 그 배경 그리고 실천 방안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였다. 기후위기 대응은 데드라인까지 불과 20년 밖에 남지 않은 매우 급한 문제이다. 도시를 혁신하는 것은 매우 오랜 시간이 필요한 일이기는 하다. 하지만 인류의 대부분이 거주하는 도시가 혁신하지 않는다면 기후위기 대응은 불가능할 것이고 인류는 멸종의 길로 접어들게 될지 모른다. 하루빨리 법망의 정비를 통해 도시OS를 도입하여 최적화되고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새로운 모델도시를 만들어 서둘러 보급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일본의 토요타는 오래된 자동차 공장터에 인간 중심의 스마트시티를 건설하기 시작하였다. 우리나라도 세종과 부산에 스마트시티 실증단지를 구축 중에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도시개념의 변화 없이 지금의 도시를 IT로 무장하는 정도여서 그 성과는 솔직히 부정적이다. 특히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측면에서는 더욱 절망적이다. 하루 빨리 비상대책을 수립하는 심정으로 모두 나서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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