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동료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세요?
최근 면접관으로 들어갈 기회가 있었다. 후보자가 질문했다.
"조은님, 좋은 동료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세요?"
전쟁이나 위기 상황에서 쓸만한 표현인가 싶지만, 일터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상황 1) 여행 중에 슬랙이 울린다. 버그 리포트다. 캐리어 속에 넣어뒀던 노트북을 찾아 꺼냈다. 인터넷이 터지는 곳을 찾아 앉았다. 메시지를 보니 이미 동료가 수정하는 중이라고 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해결했다고 메시지가 왔다.
(상황 2) 새 기능을 출시하는 날이다. 예정보다 늦어진 일정에 마음이 조급하다. 그때, 다른 팀에서 긴급한 미팅 요청이 왔다. 옆자리 동료가 자신에게 맡기고 일을 마무리하라고 한다. 덕분에 하던 일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고 새 기능은 제시간에 출시됐다.
이처럼 믿고 맡길 수 있는 동료가 곁에 있다면 어려운 상황에도 두렵지 않다. 일터에서 등 뒤를 맡길 수 있는 사람이란 이런 의미다.
많은 경우에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는 사람을 좋은 동료로 꼽는다. 경청하는 자세를 가진 사람, 전달력과 표현력이 좋은 사람을 지칭하는 말일 거다.
유머 코드가 잘 통한다는 것도 결국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는 사람이 아니냐 할 수도 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커뮤니케이션은 잘 되지만 재미없는 사람도 있다. 경험적으론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조금 부족해도 유머 코드가 통하는 사람이 동료로서 더 좋았다.
유머 코드가 통하는 사람과 일할 때 지치지 않고 일할 수 있었다. 일이 가장 즐거웠던 시기도 그런 동료와 함께 웃으며 일했을 때였다. 오죽하면 밤새워 일해도 즐거웠을까.
열정이 넘쳐서 뜨거운 사람을 만나면 잠시나마 내 자신도 뜨거워진다. 자신의 열정을 나누는 사람과 함께 일한다면 어떨까.
내가 하는 일의 의미를 깨닫는 데 도움이 된다. 열정을 수혈받는다고 해야 할까. 일에 매몰돼서 힘들게만 느껴질 때 내 일이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상기할 수 있게 된다.
가스라이팅하는 사람이 아니냐는 반문을 할 수도 있다. 열정을 나누는 것과 가스라이팅의 다른 점은 자존감을 세워준다는 데 있다. 열정을 나누는 동료가 곁에 있으면 내 일과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생기고 나라는 사람의 자존감이 올라간다.
이런 동료가 결국엔 리더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열정을 나누는 동료와 함께 일하면 끝내 멋진 일을 해낼 거라는 믿음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