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주년 제주 4ㆍ3 항쟁 희생자 추념일을 맞아
그날 바다는 너의 품으로
생의 모든 것을 삼켜버렸다.
따스히 품어주리라 믿었던 공화국은
검은 쇠붙이 앞세워 온 바다를 물들이었다.
서릿발 날리는 차디찬 겨울공화국에서
끝내 못 마친 옛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는
오로지 널 닮은 작고 여린 동백뿐이구나.
어멍이랑 아방이 들려주는 파도소리에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남도의 바다.
가메기도 모를 식게는 그만두게나
이 땅우에 모든 동백이 곁에 있으니.
내 오늘 흘린 이 눈물로 만들어 낼
자주와 독립, 평화의 바다 안에서
붉은 옷일랑 벗어두고 편히 쉬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