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박영선 후보와 함께 가장 당선이 유력시되는 후보들, 국민의 힘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 당 안철수 후보의 공약에 대해서도 궁금해하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두 후보 모두 아직까지도 명시적으로 기후위기를 대응하겠다는 공약을 내놓고 있지 않습니다. 형식적인 기후 공약조차 찾아볼 수 없는 게 지금의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다만, 국민의 힘 오세훈 후보는 경선후보 시절 서울시에 전기차 급속‧완속 충전기 20만 대 설치하겠다는 공약을 하기는 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에 전기차 급속‧완속 충전기 20만 대 설치할 것”》 - 기존 아파트 주차장도 충전기 설치 의무화 및 재정 지원 - 민간 재개발·재건축 시 충전기 설치 대수 따라 용적률 추가 완화 - 서울시를 보행자 중심 도로로 재편 - 전동 킥보드 안전·주차 문제 해결
서울시에 전기차 급속‧완속 충전기 20만 대를 2025년까지 설치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아파트, 다세대‧다가구 주택, 단독주택 등에 대한 설치비 재정지원을 통해서 실현하겠다는 주장입니다. 전동 킥보드 안전·주차 문제를 해결해 서울시를 보행자 중심 도로로 개편하겠다는 구상도 밝혔습니다. 이는 형식적인 공약치고도 너무나 무성의한 공약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전혀, 아무것도 내놓지 않고 있는 국민의 당 안철수 후보와 견주어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무척이나 답답합니다.
그렇다면 진짜 '도시전문가' 타이틀을 내세우는 열린민주당 김진애 후보는 어떨까요?
열린민주당 김진애 후보의 공약(출처 : 옛 김진애 의원실 공식 블로그)
김진애 후보도 '기후위기 대응'을 내세우는 공약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서울다운 서울을 내세우는 김진애 후보의 공약은 기존 모든 특권이 과집중된 서울의 모습을 답습하는 듯한 공약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굳이 하나 꼽으라면 그나마 <디저털 르네상스 공약> 중 "진짜 재활용과 도시관리" 부문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제도 단계에서부터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정책을 수립하겠다는 건데요. 재활용 분류만 하고 소각‧매립하는 현재의 잘못된 재활용 체계를 전면적으로 개선하겠다는 공약입니다. 또한 친환경제품으로 전환할 경우 지원을 할 수 있는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공약합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오아시스 서울 시대> 공약 중 '10분 동네' 오아시스 부문은 한명숙 후보의 공약이자 박원순 시장의 생활권 정책을 계승하는 정책입니다. 고 박원순 시장의 도시관리의 성과는 누구나 인정하겠지만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서는 턱없이 부족한 현황입니다. 더군다나 "코로나 팬데믹에도 타격을 덜 받는 동네상권, 골목 상권을 편리하고 예쁘게" 만든다거나 "나무 심기와 집 앞과 건물 벽 플랜팅 지원으로 친생태환경 동네"를 조성하겠다는 공약은 과거 오세훈 시장 시절 강조했던 '디자인 서울', '한강 르네상스' 정책이나 박원순 시장 시절 시행했던 '도시재생사업'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한 공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토목건축과 개발, 성장 담론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공약 일색입니다. 특히 <진짜 개발 서울>과 <그레이터 서울>은 '기후위기 시대' 시민들의 요구를 완전히 역행하는 공약입니다. 이 예스럽고도 한치도 발전이 없는 '발전' 공약들이 2021년 4ㆍ7 보궐 선거판을 뒤덮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도 이런 이야기들이 선거판에서 통용되고 잘 먹힌다는 사실이 개탄스럽습니다.
우리에게 더이상 주어진 시간이 얼마 없습니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해야만 하는 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데 정작 1,000만 인구를 감당하는 '수도 서울'의 수장 후보라는 사람들은 너무도 안일하고도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척박한 '반기후위기 선거'에서도 '기후위기' 대응을 말하고 있는 후보들이 있습니다. 바로 기본소득당의 신지혜 후보와 진보당의 송명숙 후보인데요. 다음 시간에는 신지혜 후보의 <그린라이트 서울 5대 정책 비전>을 바탕으로 한 기후위기 공약과 송명숙 후보의 <기후위기 대응> 정책공약을 바탕으로 4ㆍ7 보궐 선거를 "기후 선거"로 바꾸기 위한 가능성을 엿보고자 합니다.
특히 진보당은 지난 3월 5일 강남구청 앞을 비롯해 서울 25개 자치구 구청 앞에서 진보당 당원들과 점심시간 동시다발 기후행동 1인시위를 진행하여 눈길을 끌기도 했는데요. 진보당의 송명숙 서울시장 후보는 "지금의 시스템 그대로 도로만 줄이는 것이 아닌 테헤란로가 이차선이 되어도 괜찮은 서울을 상상할 때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에 오는 3월 셋째주에는 기후위기 긴급 대응에 동의하는 시민들과 함께 테헤란로에서 <도로를 시민에게, 자전거 행진>행동을 만들어 갈 예정이라고도 밝혔습니다.
지난 3월 5일 진보당은 서울 25개 자치구 구청 앞에서 동시다발 기후행동 1인 시위를 진행하였다. (출처 : 진보당 송명숙 서울시장 후보 트위터)
<참고자료>
국민의 힘 오세훈 후보 공식블로그: “서울시에 전기차 급속‧완속 충전기 20만대 설치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