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2일, 세계 기후정상회의을 앞두고
오는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세계 기후정상회의를 개최합니다. 지난 1월 27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한 주요 대내외 정책을 발표했는데요.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세계 기후정상회의 개최를 추진하는 포부를 밝히며 기후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표현한 바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발표한 행정명령에 따르면 4월 22일 세계 기후정상회의 개최 계획과 함께 백악관 국내기후정책실을 신설하고 기후변화를 '국가안보'와 '외교정책'에서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을 선언하였습니다. 또한 석유와 가스 신규 채굴을 중단하고 2030년까지 해상풍력의 양을 두 배로 증가시킨다는 계획을 포함하였죠.
코로나19로 화상회의 형식으로 진행하는 본 회의는 세계 40여개국 정상들이 참여할 예정이며 문재인 대통령과 중국의 시진핑 주석,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 정상들이 모두 참여하는데요. 세계는 지난 2015년, 파리에서 열린 21번째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 본회의에서 195개 당사국이 '파리기후변화협약(Paris Climate Change Accord)'을 체결하였습니다.
이 협약에는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지구 평균온도가 2℃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할 것을 약속하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선진국에만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여했던 교토의정서와는 달리 195개 당사국 모두에게 적용하는 첫 보편적 기후합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죠.
그러나 한국의 온실가스 감축계획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지난 2020년 문재인 대통령은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였고 이에 따라 '2050 탄소중립을 위한 추진전략'을 수립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이 작년 유엔에 제출한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살펴보면 5년 전 목표에 비교해 전혀 상향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말 2030년 배출 목표치를 2017년 대비 24.4% 감축으로 제출하였지만, 산정 방식만 바뀌었을 뿐 기존 목표치와 동일한 수준입니다.
최근 외신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2005년 온실가스 배출량 대비 2030년까지 50% 감축을 계획하고 있고, 일본도 2013년 대비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50%로 상향조정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이러한 국제적 목표 조차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올해 지구의 날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우리의 지구를 복원하기(Restore our Earth)'는 불가능합니다. 더 이상 듣기 좋은 장밋빛 전망으로 현실을 가려서는 안된다. 이제 지속가능한 발전은 완전히 끝났습니다. 현재 시스템이 지속가능하다는 생각 역시 환상에 불과합니다. 지금의 상황이 기후'위기'임을 직시하고 모두가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아가기 위한 '정의로운 전환'으로의 여정을 시작할 때입니다.
우리는 너무 오랜시간동안 정치인들이 공허한 선언과 아무런 성과 없는 말잔치로 끝나는 회의에 참석해왔다는 사실을 보아왔습니다. 현 시점에서 각 당사국이 자국의 순배출 목표치를 경쟁적으로 발표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먼 미래를 약속하는 것은 전혀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더는 먼 미래를 약속하거나 구체적인 실행계획과 실천 없는 공허한 말잔치를 멈추어야 합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주요 화석 연료 사업을 즉각 취소하고 분야별 구체적인 전환계획을 내놓아야 합니다. 더불어 각 국가별 목표에 대해 구속력이 부여되여야만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대폭 감축할 수 있습니다. 이에 4월 22일 '지구의 날'에 열리는 세계 기후정상회의에서 세계 정상들의 책임있는 결단을 촉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