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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하종 Aug 18. 2021

부산 해상도시 과연 가장 좋은 해법일까?

감축과 적응 사이, 아슬아슬한 줄타기

지난 8월 5일 박형준 부산시장은 유엔해비타트(UN-HABITAT) 부사무총장과의 화상면담에서 기후난민을 위해 추진 중인 현대판 '노아의 방주' 해상도시 프로토타입 연구 및 건설에 부산시가 참여할 의지가 있음을 적극 알렸습니다.  


유엔해비타트는 지속가능한 도시발전을 위해 설립한 유엔산하기구입니다. 해안지대에 거주하는 전 세계 인구 30%(24억명)가 침수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그린피스가 발표한 2030년 한반도 대홍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300만명이 넘는 인구가 피해를 받고 인천 송도지역과 인천공항, 부산을 포함한 우리나라 해안가 지역이 침수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 오셔닉스 해상도시의 모습  © 오셔닉스 공식 홈페이지

도시 건설에 필요한 자금은 유엔해비타트가 전액 부담하며 낙점된 도시는 해양 공간과 각종 인허가에 관한 협조만 제공합니다. 해상도시 오셔닉스(Oceanix)는 3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약 5,500평 정육각형 모양의 생활공간으로 구성되며 이와 같은 정육각형 형태의 마을을 추가하여 도시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해상도시는 높은 파도나 태풍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하고 선박처럼 다른 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대규모 간척사업을 필요로 하는 인공섬 건설에 비해 부유식 구조물을 이용하는 해상도시는 수질오염과 해양 생태계 오염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기술로 세워질 전망입니다. 현재 오셔닉스는 알맞은 도시를 선정하기 위해 수소문하고 있으며 부산도 그 후보지 중 한 곳으로 꼽힙니다. 이에 부산시는 "해상도시 오셔닉스 유치를 위해 다음 달 내로 자문단을 구성하고 연중에 업무협약(MOU)를 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 오셔닉스 해상도시의 모습  © 오셔닉스 공식 홈페이지
* 용어정리
감축 : 온실가스의 배출은 줄이고 이미 배출한 온실가스는 흡수하여 기후변화의 근본 원인을 통제하려는 전략
적응 :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하고 있거나 발생할 악영향에 대처하고 그것에 맞춰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하는 전략


과연 부산 해상도시 건설은 가장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요?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방법 중 감축이냐 적응이냐를 묻는 질문은 상당히 민감한 쟁점입니다. 국제사회는 감축과 적응을 상호보완적인 관점에서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 공식적인 입장입니다. 하지만 기후위기의 타격을 많이 받고 있는 개발도상국의 경우 미래에 나타날 효과를 위해 '감축'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적응에만 초점을 맞춰 전략을 짜면 감축에 필요한 예산이 부족해집니다. 더군다나 감축을 하지 않으면 지구가열화 현상은 더 악화되어 장기적으로 더 큰 적응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아예 적응할 수 없는 상황이 오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할 수 없습니다. 감축을 시행하더라도 온실가스 저감 과정에서 발생하는 개인들의 피해를 고려한 정의로운 전환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온실가스 감축 전략의 책임은 분명히 선진국에게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난 세월 배출해 온 탄소량의 차이는 현격하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더이상 책임을 회피할 수도, 회피해서도 안됩니다. 물론 감축과 적응은 각국 사정에 따라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야 함이 마땅합니다. 그러나 적어도 지금 당장은 석탄 발전을 완전히 포기하지도 못하는 시나리오를 만들어 두면서 먼 미래에 국토가 물에 잠기고 나면 오직 '살아남아 있는 자'들을 위해 필요한 해상도시를 건설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 오셔닉스 해상도시의 모습  © 오셔닉스 공식 홈페이지

<참고자료>

뉴스펭귄 : 침수 위험에 부산시가 탐내는 해상도시, 어떤 모습일까?

https://www.newspenguin.com/news/articleView.html?idxno=5254



* 위 내용을 각색하여 지구수호미디어 <플래닛타임즈>에서 발행하였습니다.

http://planet-times.com/sub_read.html?uid=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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