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이노베이션이 내딛는 푸른 발자국
'마린이노베이션'은 SK이노베이션이 육성, 지원하는 친환경 소셜벤처입니다. 마린이노베이션 차완영 대표는 묻습니다. "시중에 100% 친환경 제품이 얼마나 될까요? 국내 친환경 인증을 보면 바이오매스 플라스틱은 기존 플라스틱에 자연 소재를 20%만 섞으면 되고, 생분해 플라스틱은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해야 분해가 됩니다. 플라스틱 대체재로 목재를 쓴다고 해도 나무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거나 산사태 피해를 막아주는 이점을 포기해야 합니다."
차완영 마린이노베이션 대표는 그 물음의 대답을 바다에서 찾았는데요. 해조류 부산물로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포장재를 만듭니다. 특히 해조류는 종이를 만들 때 필요한 섬유질이 있어 목재를 대체할 수도 있습니다. 펄프 생산을 위해 나무를 키우는 데 30년이 걸리지만 해조류는 40일 정도면 가능합니다. 해조류로 만든 포장재는 생산과정에서 온실가스를 줄이고, 재료 공급도 상대적으로 수월해 가격 경쟁력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차 대표는 "바다에서 얻은 해조류야말로 지속가능한 원료"라고 강조하는데요. 현재 친환경소재로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친환경 플라스틱은 화학합성 소재를 줄이고 자연에서 빠르게 분해되도록 물성을 변화시킨 제품입니다. 이러한 천연 고분자 제품은 대부분 목재나 전분처럼 식물자원에서 유래한 육상식물계 자연소재로 개발된 것들입니다. 하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합니다. 대량으로 생산된다면 결국엔 산림이나 자연환경 훼손이 불가피하기 때문이죠.
플라스틱이 분해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500년 이상이지만 해조류는 생분해되기까지 90일이 소요됩니다. 고갈 가능성이 적은 데다 친환경 생산과 가공이 가능합니다. 해조류는 양식이 쉽고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풍부해 연 5회 이상 수확할 수 있습니다. 생산 절차는 간소한 데다 원가 또한 기존 펄프보다 낮죠. 가격 면에서만 보면 해조류는 목재보다는 싸고 플라스틱보다는 비싼 수준이지만 해조류 부산물을 원료로 삼기 때문에 단가 자체가 낮게 형성되고 플라스틱 수거, 처리 과정 비용과 환경부담금까지 생각하다면 추후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마린이노베이션'은 지난 11월 '다음 세대를 위해 건강하고 깨끗한 지구를 만들겠다"라는 비전을 갖고 인체와 자연에 무해한 천연재료로 만든 해초 종이접시와 생분해 롤백을 해피빈 펀딩을 통해 선보인 바 있습니다. 이 제품들은 마린이노베이션의 새로운 친환경 패키징 브랜드은 '자누담'에서 만들었습니다. '자누담'은 일회용품을 대체해 '자연을 나누어 담는' 친환경 패키징을 뜻하는데요. 차 대표는 "마린이노베이션은 '친환경 제품이 비싸고 품질이 좋지 않다'는 인식을 전환하기 위해 친환경 패키징 브랜드인 '자누담' 제품을 새롭게 출시하고 해피빈 펀딩을 진행한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해초 종이접시는 ‘바다에서 혁신을 위한 솔루션을 찾는다’라는 마린이노베이션의 사명을 담아 가리비와 키조개 모양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이 제품은 탁월한 방수 기능과 해초 고유의 색감을 살린 불규칙한 도트 패턴이 특징입니다. 제조 및 소각과정에서 화학물질이 발생하지 않는 것은 물론, 폐기할 때도 100% 생분해되어 친환경적이죠.
생분해 롤백은 100% 식물성 재료로 만들어졌어요. 기존 친환경 비닐과 비교해 강성이 높으며, 유연하고 두꺼워 코팅 및 인쇄도 가능하죠. 제작 과정에서 화학 성분을 첨가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비닐봉지의 기본 소재는 물론 인쇄된 잉크까지 모두 친환경 소재로 만들었습니다. 또한 90℃에서 생분해되는 특징이 있고, 소각 과정에서 유해물질도 발생하지 않습니다.
해조류에서 뽑아낸 신소재는 종이컵 생산에도 쓰입니다. 내부 코팅 물질을 게 껍데기에서 뽑아낸 키토산으로 대체해 3개월이면 완전히 분해되도록 했답니다. 기존 종이컵은 내부에 폴리에틸렌으로 코팅돼 있어 50년 넘게 썩지 않았고 재활용도 되지 않았습니다.
"보다 깨끗한 세상, 함께 어우러져 사는 세상을 위해 다함께 노력하는 삶 되길" 마린이노베이션이 꿈꾸는 세상입니다. "100% 친환경 제품을 만드는 것보다 석유화학 물질을 약간만 섞으면 더 싸고, 튼튼한 비닐을 만들 수 있지만, 완전한 친환경 제품을 만들고 싶었다"던 차 대표의 바람은 현실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세계적으로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정말 높은데요.
미국 샌디에이고에 위치한 신테틱 지노믹스(Synthetic Genomics)는 석유화학기업 엑슨모빌과 협력해 해조류로 디젤 및 제트 연료의 전구체인 지방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바이오 연료를 제조하고 있습니다(기존 이미지를 벗어나려는 발버둥인 것 같지만). 또한 해조류 바이오 매스에 포함된 단백질과 탄수화물 부산물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폐기물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지속가능성도 도모한다고 합니다.
스타트업 롤리웨어(Loliware)는 해조류를 이용해 일회용 생분해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에요. 해조류 플라스틱은 음식물 쓰레기와 같은 수준의 생분해성을 가지고 있어 기존의 옥수수 기반 바이오 플라스틱보다 친환경적이며 바다에 들어가면 완전히 용해되므로 해양 생물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에 비해 우리나라 정부와 대기업의 움직임은 아직 더딘 것이 현실입니다. 정부는 플라스틱 관련 규제를 강화하거나 친환경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대기업은 투자를 통해 친환경 제품 제조로의 전환을 하루 빨리 이루어낼 수 있도록 독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앞으로 마린이노베이션과 같은 친환경 소셜벤처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도 아주 중요합니다.
* 위 내용은 지구수호미디어 <플래닛타임즈>에서 발행하였습니다.
http://planet-times.com/sub_read.html?uid=11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