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관내 대학생 시국선언 잇따라
지난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사태 이후 춘천지역 대학가가 술렁이고 있다. 소위 침묵하는 2030, 자기밖에 모르는 MZ세대라던 오명을 받고 있던 대학생들이 교문을 박차고 나오기 시작했다.
강원지역 대학생 661명은 10일 강원대학교 춘천캠퍼스 미래광장에 모여 윤석열 퇴진을 위한 시국선언을 진행했다. 대학생들은 “계엄령 선포는 ‘실패해도 쿠데타, 성공해도 쿠데타’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더 이상 대통령 자격이 없고, 처벌 대상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시국선언문에서 “윤석열 정부 2년 반 동안 윤석열은 단 한 순간도 국민의 편이었던 적이 없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강원대학교 총학생회는 10일 저녁 학생총회를 개최해 12.3 비상계엄을 규탄하고, 후속 행동을 논의했다.
11일에는 전국교육대학생연합과 춘천교육대학교 총학생회가 춘천교육대학교 집현관 앞 광장에서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령 선포 규탄 춘천교대 시국선언’을 진행했다. “춘천교대 예비교사들은 아이들에게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라고 부끄럼 없이 교육하기 위해 침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라면서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수호할 의무를 가진 대통령이 비상계엄으로 자신의 권력을 과시하고 국민들의 불안감을 조성했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우리는 2024년 다시 한번, 민주주의라는 이름이 공허한 말로 변한 현실을 직면하였다”라며 “계엄은 일시적으로 해체되었지만 우리는 민주주의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음을 두 눈으로 분명히 보았다”라고 말했다.
내란죄 및 반란죄 수괴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전두환이 주도한 12.12. 군사 반란이 벌어진 지 45년이 지났다. 지난 12일, 한림대학교 학생 414명은 한림대학교 정문 앞에서 ‘한림대학교 대학생 시국선언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정문 앞에는 한림대 교수와 직원 등을 포함하여 140여 명의 인파가 몰렸고, 지나가던 시민들도 학생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는 등 당일 오전 발표한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 대한 분노가 폭발했다.
한림대 학생들은 시국선언문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난 임기 동안 우리의 삶은 꾸준히 피폐해져 왔다. 이태원 참사, 채상병 사망 사건, 전세 사기 등 수도 없이 스러져가는 청춘들의 곁에 국가는 없었다”라며 “윤석열과 김건희의 치부를 감추기 급급한 가운데, 정치는 민생과 멀어졌고 우리는 각자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쳐야만 했다”라고 토로했다. 또한 “국민에게 총을 겨눈 윤석열은 더 이상 우리의 대통령이 아니다”라며 “국회를 군홧발로 짓밟고 국민을 불안에 빠뜨려 권력을 연장하려는 윤석열에게 한시라도 미래를 맡길 수 없다”라고 말했다.
백선영 학생(한림대 사회학과 3학년)은 “계엄령 선포 당시 친구들과 함께 생일파티를 하고 있었다”라며 “계엄령 선포 이후 곧장 집으로 돌아가 국회 상공에 떠 있는 헬기와 무장한 군인들을 보며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라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날 안선우 학생(한림대 사회학과 4학년)은 “누가 정치적이지 않은 개인을 원합니까? 누가 젊은 세대의 탈정치를 원합니까? 대학에서의 탈정치를 통해 어떤 집단이 이득을 봅니까?”라고 반문하며 “지금, 이 순간 우리의 매 순간이, 매 삶이 정치이며 과거로부터 이어진 정치적 행위로 마련된 자유 위에 서 있다”라고 말했다.
유기환 학생(한림대 사회복지학부 1학년)은 “국민의힘은 어떻게 국민의 요구를 무시하고 자기 당의 생존만을 생각하며 뻔뻔하게 당이 대통령의 권한을 대행 받겠다”라는 말을 할 수 있느냐며 “윤석열과 여당은 국민의 요구를 수용하고 국민들에게 진심이 담긴 사과를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강지수 학생(한림대 사회학과 2학년)은 “역사의 일원으로서, 한림대학교의 학생으로서 독재를 불사르기 위해, 함께 촛불을 듭시다”라며 “어느 누구에게도 위탁하지 않고 우리의 손으로 윤석열을 탄핵합시다”라고 적극적인 행동을 촉구했다.
이어 한림대학교 대학생 시국선언 최초제안자 김유진 학생(한림대 환경생명공학과 2학년)은 “사람이 모이면 모일수록 두려움은 어둠으로 사라지고 연대의 따뜻함은 더 타오른다”라며 “위헌적이고 불법적인 계엄 선포 당시 느낀 강한 분노로 두려워할 시간조차 없이 시국선언과 함께 행동할 것을 제안했다”라고 시국선언 제안 취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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