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다는 것의 의미
화면 속 식탁은
파도처럼 무너졌다가 다시 쌓인다.
입은 회전목마처럼 더 빨리 돌고,
마이크는 튀김의 숨소리를 확대해
바삭거림을 폭죽처럼 터뜨린다.
숫자는 조수(潮水)처럼 차오르지만
접시 위에는 비닐 바람이 먼저 앉는다.
우리는 때로
허기가 아니라 그림자를 먹는다.
배부름은 택배처럼 금세 도착하고,
공허는 비밀번호를 알고 먼저 들어와
자리 하나를 오래 점령한다.
그날 이후 나는
불을 낮추는 법을 배웠다.
냄비는 작은 심장처럼 고동치고,
국물은 숨을 고르게 쉰다.
모락모락 김은 천장에 흰 편지를 띄우고,
귤 껍질을 달처럼 벗겨
접시에 초승달을 늘어놓는다.
칼날 같은 효율에
혀를 맡기고 사는 일이 버겁다.
소금이 물에 천천히 녹듯
말들을 물에 풀어 보자.
향이 먼저 와 문을 두드리고,
맛은 뒤늦게 따라와 제 자리를 찾는다.
오늘은 의자를 하나 더 놓자.
수저 하나를 더 꺼내
당신의 자리 위에 따뜻한 그릇을 올려 두자.
젓가락을 쉼표처럼 내려놓고,
한 숟가락마다 하루를 얹어 음미하자.
폭식은 번개처럼 밝지만 금세 꺼지고,
위로는 발효처럼 시간이 필요하다.
불을 끄기 전 마지막 한 모금이
목을 지나 가슴을 덮을 때, 우리는 느낀다.
사람의 체온과 시간의 촉감.
한 식탁 아래 다시 모아,
천천히 덮어 주는
따뜻한 담요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