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위 초록 기술

도시 위에 짓는 초록 한 상

by 김하종

도시의 지붕 사이

한 줌 흙이 뜨겁다.

우린 옹기종기 모여

무릎으로 그늘을 만든다.


지구의 이마는 열이 오르고,

난간 너머 바람은 얇아졌지만

잎맥은 작은 폐처럼

숨을 들이켜 탄소를 묶어 두고

푸른 숨을 되돌려 보낸다.


자급의 기술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씨앗을 고르는 법,

물을 아껴 돌려 쓰는 법,

마른 흙에 거름을 돌려

생명을 되살리는 법.



공동의 기술은 더 단순하다.

손에서 손으로 물뿌리개를 건네고,

호미와 장갑을 번갈아 쓰고,

수확물은 옆으로 쓱, 얹어 주는 법.


물뿌리개 비가 지나가면

방울토마토가 햇빛을 흔들고,

톡, 가지에서 떨어진 작은 태양 하나가

입안에 둥글게 뜬다.

바구니를 가운데 놓고

찐 고구마를 길게 쪼개

김 오른 속살을 조금씩 나눠 건넨다.

달큰함이 입안에 퍼지면

씹는 소리와 웃음꽃이 함께 핀다.


저녁빛이 빌딩 벽을 식히는 동안

옥상은 조금 낮아지고

우리는 더 옹기종기,

조금 더 가까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