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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와 정전사이

by 김하종

가깝다

손만 뻗으면 이삭 끝에 닿을 듯

그래도 멀다

한 뼘의 거리가 한 세대의 거리가 된 곳


서로의 초소가 우리의 하늘을 가르고

정자 하나 앉히면 좋겠다 중얼거리면

정전만 길어지고,

표지판엔 정지가 붉게 박힌다



첫 문장이 돌처럼 박히고

약속은 층층이 쌓였지만

이제는 그만 먹어도 될 마음먹기

말뿐인 다짐은 여기에 내려놓자


가까운 먼 길을 몸으로 줄이자

당신이 북녘 흙을 밟을 그날까지

뒤돌아보지 말고 곧장 가시라



우리는 등 뒤의 바람을 막아 서서

정지를 그늘로 바꾸고

정전의 선 위에 정자의 그늘을 세우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