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배달의 가장 비싼 청구서
마감 전표가 길게 뽑힌다.
매출 합계 아래에
쿠폰 할인, 광고비, 배달료.
숫자들이 꼬리를 물고 늘어진다.
오늘도 불은 내가 지폈는데
남은 건 타고 남은 영수증의 잔해뿐.
출근한 적 없는 동업자는
누구도 본 적 없다.
앞치마도, 냄비도 하나 없지만
정산 날마다 꼭 찾아와
내 몫에서 지분을 떼 간다.
화면엔 ‘무료배달’ 말풍선이 뜨고
부엌에선 메뉴판이 천 원씩 올라간다.
할인은 달콤한 권유였지만
선택지는 오직 하나뿐이었다.
상위 노출 버튼 하나는
우리 가게의 산소호흡기.
별점 다섯 개가
내일의 단잠을 지운다.
비 오는 밤 문 앞에 서면
라이더의 우비가 빗물을 짜내고
이내 배달할 채비를 한다.
엑셀 표의 마이너스와
엑셀 페달의 목숨줄이
같은 밤을 함께 지나간다.
생색은 그놈이 내고,
공짜의 비용은 제일 비쌌다.
오늘도 내가 냈다.
수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