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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하종 Jan 13. 2021

소박한 요구(21.1.12.)

아주 작고 소박한 요구, 인간답게 살 권리

엄청 대단한 걸 요구하지 않는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인간답게 살고 싶다고 말하는 것 뿐.


노동자로 노동하면서

정당한 임금을 달라고 말하는 것 뿐.

이 나라

헌법이 보장하고

노동법이 명시하고 있는

노동조합 좀 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 뿐.


해고는 살인이다.

제발 죽이지 말고 살려달라고 요구하는 것 뿐.

적어도 일하던 일터에서 

죽지만 않게 해달라고,

적어도 죽음에 대한 책임을 지우고

다시는, 

다시는,

반복되지 않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것 뿐.


대체 무엇이 어려울까.


노동자는 

적법한 노동조합 만들었다고,

정당한 파업권 좀 행사했다고

손해배상이니 벌금이니 

온갖것들 때려가며

목숨줄을 쥐고 흔들더니만


불법ㆍ편법 경영을 일삼고

온갖 폭력ㆍ협박을 동원해

노동조합 파괴해도 무죄.

그나마 집행유예.

그래봤자 특별사면.


지노위ㆍ중노위에서

부당해고라고 판결을 받고도

복직은 커녕

눈 하나 깜짝않고 버티며 추태를 부려도

국가권력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사람 위의 재벌.

재벌 위의 자본.

-

아직까지도

 "자랑스런 태극기앞에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충성을 다할것을 굳게 다짐"하는 이유는 

대한민국이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우리가

국가와 맺은 계약이

아직은 유효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가권력은 기어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마저

친절하고 꼼꼼하게

중대재해기업'보호'법을 만들어놨다.


누더기 법안은 잠시나마 희망을 품었던 

그들을 또다시 벼랑 끝 절벽으로 

밀어넣었다.


왜 이토록

잡고 있던 지푸라기 한 오라기마저

빼앗지 못해 안달인가.


대체

누구를, 무엇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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