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에 사람을 담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수험번호 21번
아무개입니다
커피 한 잔은
단순한 음료 한잔이
아니었습니다
당신과의 만남이고
뭇사람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맛있는 커피 한 잔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바리스타가 되기로.
오늘 사용할 커피는
콜롬비아 수프리모,
과테말라 안티구아,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브라질 산토스로 블렌딩하였으며
풀시티로 로스팅한 원두입니다
시시콜콜한 생활나눔과
인생사 희노애락을
모두 담았습니다
제국주의 플랜테이션 농업에
착취, 학살당했던 제3세계
민중들의 눈물 하나도 빼지 않았습니다.
연애상담, 취업고민
노동, 인권, 평화와 교육
거대담론까지 이 한 잔에 담습니다
카페 창가에 앉아
홀로 진리와 사상을 품은
저자들을 만납니다
그대들과 함께
얼키설키 엮어온
수많은 시간들이 담겨있습니다.
아메리카노
한 잔 속
응축된 사랑 하나
에스프레소
솔로보다는
도피오가 훨씬
풍부하고 여운이
남는다지요
사랑이 아니라면 사람이겠죠
너무 쓰다고 느끼신다면
하이얀 인생 한 조각
퐁당 넣어보세요.
커피 한 잔에
사람을 담았습니다.
커피 한 잔에
사랑을 담고 싶었습니다.
얼른 코로나19가 종식되어
하루종일 카페에 둘러앉아
시시콜콜 이야기를 나누며
책을 읽고 싶습니다.
2021년 1월 17일, 홈카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