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역사여행 3] 근현대사 기념관 419 민주묘지

배우는 자, 참된 학생의 길이란 무엇인가?

by 김하종

이른 아침 길을 나서 북한산 둘레길도 걸을 겸

근현대사 기념관을 다녀왔습니다.

이 곳은 단일층으로 된 아담한 곳이지만,

독립과 민주.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두 테마를 응축하여

울림 있게 설명해 놓았습니다.

근현대사기념관 입구

종로 한복판에 있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과 서울역사박물관과는 달리

서울에서도 신설-우이선을 타고 깊숙이 들어와야 찾을 수 있는

근현대사 기념관(2016년 5월 개관)을 아는 사람은 많이 없는 것 같습니다.


식민지역사박물관(2018년 8월 29일 개관),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2015년 12월 10일 개관)과

함께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집중 조명하는 흔치 않은 전시장소입니다.


건국 100년이 넘은 대한민국의 역사에 비해

너무도 빈약해 보이는 근현대사 관련 박물관의 숫자는

식민 지배와 군사 독재 등 어두웠던 한국 근현대사의 일면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여 참 슬픕니다.


제국에서, 민국으로.
그 시절 우리 씨알들이 바라던 세상

민주공화국.


우리의 선조들이

일본 제국주의와 군사독재에 맞서

되찾고자 했던 세상은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씨알

씨알은 함석헌의 스승인 다석 유영모가 백성 또는 민중을 의미하는 ‘민(民)’을 '씨알'로 풀이한 데에서 유래하였다. 함석헌은 이러한 해석을 적극 수용하는 한편 자신의 종교적 이해를 덧붙여 새로운 개념으로 재구성하였다. 함석헌에 따르면 ‘씨알’의 ‘씨’는 씨앗을 지칭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알’로서 여기에는 세 가지 의미가 합쳐져 있다. 우선 ‘ㅇ’은 지극히 크고 초월적인 하늘을 가리키며, ‘ㅏ’는 인간에게 내재된 극소의 하늘을 의미하며, ‘ㄹ’은 생동하는 생명을 뜻한다. 따라서 ‘알’이란 초월적이고 내재적인 하늘 그리고 생명의 어울림을 말하는 것으로 인간 생명의 가장 참된 근거에 해당한다.

함석헌은 특히 ‘알’ 자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여 인간은 ‘알’로서의 본질을 간직한 채 씨앗처럼 새로운 생명을 이루기 위해 스스로를 내던져야 한다고 보았다. 그는 씨알이 곧 세상과의 조화를 위해 새롭게 태어나 참된 세상 그리고 하나님과 진정한 합일을 이룬 존재를 의미하는 것으로 여겼다. 씨알에 종교적이고 철학적 의미를 부여하여 단순히 하나의 단어가 아닌 다양한 의미가 내재된 하나의 사상으로 재구성해낸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씨알 (두산백과)


"대한독립만세"에서 "대한민국 민주주의 만세"를 외치기까지,

그 숱한 구호들이 바랐던 세상은 전혀 다른 세상이 아니었습니다.


머나먼 이국땅에서 많은 독립투사들이

피 흘려 싸우며 그토록 울부짖었던 세상. 해방조국.

"민주공화국, 대한민국."


우리는 그곳에서 살고 있습니다.

근현대사기념관 입구에 들어서면 맨 먼저 볼 수 있는 "선열들이 꿈꾼 나라"



근현대사 기념관에서 4ㆍ19로를 따라 쭉 내려오다 보면

"국립 4ㆍ19 민주묘지"가 보입니다.


본래는 근현대사 기념관만 보고 나오려고 했으나
차마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둘러보고 나왔습니다.

국립 5ㆍ18 민주묘지에 비하여 규모는 작았으나

험준한 북한산 산세에 폭 안겨있는 그 모습이 풍기는 엄숙함은

가히 인상적이었습니다.

4ㆍ19 민주묘지


헌법정신의 근간인 3ㆍ1 정신, 그리고 4ㆍ19 정신.


그 폭풍과도 같았던 역사의 중심에는 배우는 사람들.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4ㆍ19 혁명 당시 시위에 참가한 수송초등학교 학생들
당시 마산상고 1학년 김주열
당시 서울대 언어학과 3학년 박종철과 연세대 경영학과 2학년 이한열



전국 대학생들은 지난 2016년 당시 박근혜ㆍ최순실 국정농단을 규탄하는 시국선언을 벌였다.


학생들은 언제나 거대한 역사의 강물을 퍼올리는 마중물이 되었고,

반값등록금 투쟁 당시 연행을 각오하고 광화문 광장에서 시위 중인 대학생들(간절하게 외치는 이가 나중에 알고 보니 2021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진보당 송명숙 후보였다고 한다)
지난 2020년 6월, 전국 대학생들이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며 세종 정부청사 교육부에서 국회까지 도보행진을 진행했다.
지난 2020년 10월, 전국 대학생들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철회와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정의로운 전환을 요구하였다.


그 역사는 흘러 흘러 지금의 현재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그 역사의 산물을

거저먹으며 살고 있지요.


누군가 투쟁해서 쟁취해 낸 것을

그저 원래부터 있었던 것 마냥

당연히 여기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지금이라고 상황이 달라진 것도 없습니다.


다만,

4ㆍ19 혁명과 6월 항쟁 당시의

시대적 과제가 독재 타도와 절차적 민주주의의 쟁취였다면


지금의 청년ㆍ대학생들에게

시대적 과제는 고등교육의 공공성 강화와 기후정의,

실질적 민주주의로의 도약일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사월 학생 혁명 기념탑 앞에 서니
자연스레 스스로에게 되묻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지금 무엇을 배우고 있고, 무엇을 배워야만 할까?


배움의 끝에는 언제나 사랑의 실천이 있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나를 위한다는 배움도

결국은 배워서 남을 주기 위한 행위였던 것이지요.


더 나은 세상,

더 나은 삶을 향한

끊임없는 배움은 결국

사랑의 실천으로 귀결될 것입니다.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배우는 이유이고

배워야 할 이유이기도 합니다.


즉, 배움의 목적을 '사랑의 실천'에 두는 것이야말로

배우는 자, 학생의 참된 길이라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그럼에도 '4ㆍ19 민주 영웅 -초등학생-'이라고 쓰인 패널 앞에 섰을 때는

차마 발길을 쉬이 옮기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들의 배움은 어찌하여 경찰의 총성이 난무하는

역사의 한복판으로 이끌었을까요?

대체 무엇이 이 아이들을 영웅으로 만들었을까요?


어찌 이리도 슬프디 슬픈 영웅이 있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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