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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준 May 11. 2023

봄비 내리는 아침

이번 여름은 또 어떤 이야기를 내게 들려줄까.


봄비가 내리는 아침이었다. 한달 전 가지치기를 했던 화분에서 새로운 가지들이 쑥 자라나 있었다. 더욱 싱싱하고 빛나는 연두색의 잎을 내뿜고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방 안에 화분들을 살핀다. 물이 필요해 잎이 늘어진 식물을 없는지, 내 손길이 필요한 부분이 있지는 않은지 차분한 눈으로 바라본다. 그러다 가끔 화분에 물을 주기도, 가지를 치기도, 상한 잎을 정리해주기도 한다.


창문을 열어 창가에 화분들을 내어 놓는다. 아침의 깨끗한 햇빛과 선선한 바람을 즐기는 식물들을 잠시 지켜본다. 싱그러운 미소같은 그 모습은 내 마음에 산소를 불어넣어준다.


숲 ASMR을 컴퓨터 모니터에 띄어놓고 아침일기를 쓴다. 아침에 쓰는 일기는 투명한 나를 마주하는 시간이다. 나는 그 시간 속에서 부정적인 마음은 가지치기를 하고, 긍정의 가지들의 싹을 틔우는 일을 한다.


급한 업무가 없는 날에는 점심을 먹고 산책을 나선다. 봄산책은 설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새순이 올라온 벚꽃이 팝콘처럼 터지고 풍성한 잎을 만드는 일련의 과정은 봄이 만들어내는 분홍빛 이야기니까.


봄비가 내리고 나면 조만간 여름이 올테다. 창가에 해가 강하게 들어오는 시간이 길어질테니 식물이 뜨거운 태양에 까맣게 속을 태우는 일이 없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나는 얼굴이 타는 일이 없도록 선크림을 챙겨 바르고 여름 산책을 준비해야지!


이번 여름은 또 어떤 이야기를 내게 들려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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